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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선방한 2020년…박스권 극복 위한 돌파구 필요

  • 18일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 부담에 코스피는 전날보다 47.07포인트(1.50%) 떨어진 3,086.66에 마감했다.[연합뉴스]
2020년 4분기 이익 크게 늘어

주요 기업이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합산 영업이익이 32조원으로 시장 전망치 31조원을 소폭 상회했지만 순이익은 14조원으로 시장 전망치 19조원에 못 미쳤다. 최근 5년간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은 10~20%, 순이익도 30~40% 정도 작았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작년 4분기 둘 사이에 차이가 3.8%와 -25.4%로 예년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조선, 화학, 유통, 에너지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성적이 나빴던 반면 이익 비중이 큰 반도체, 자동차, 은행 등은 예상치와 비슷했다. 특히 반도체가 좋아 예상치를 4.1% 웃돌았는데 규모와 중요도면에서 시장에 큰 도움이 됐다. 자동차와 은행은 예상치 보다 10.1%, 3.4% 작았다. 4분기 실적 덕분에 작년 전체 영업이익이 145조원, 순이익은 85조원으로 높아졌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익이 대폭 감소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185조원으로 작년보다 43% 늘어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이익이 확장 국면에 들어가 있는 업종은 물론 에너지, 철강, 운송 등 경기 민감주 업종까지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에 주식시장을 끌고 온 동력이 유동성이었다면 올해는 실적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은 긍정적, 금리 상승은 부정적인 역할

실적만큼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다. 지난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당선과 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발표,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추진 예고 등 재정확대와 연관된 이벤트가 나올 때마다 주식시장이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정책 확대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경기부양책이 시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재정 확대 정책을 확정했고, 의회에서 과반 동의만 필요한 예산조정권을 통해 부양책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통과에 필요한 시간도 2주로 가능한 한 짧게 잡았다. 미국의 예산조정절차는 ▲상ㆍ하원 예산결의안 채택 ▲조정안 마련 ▲최종안 표결 ▲대통령 서명 순으로 진행된다. 이 절차를 감안할 때 3월에 부양책이 최종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부양책이 통과되면 각 개인에게 1400달러의 현금이 지급되고, 추가 실업수당이 9월 중순까지 연장돼 6% 가까운 성장 효과를 보게 된다. 부양책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커졌다는 점과 3월 통과 시까지 시장에 계속 재료를 제공해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부양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금리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2%를 넘었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이 시장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실패한 것인데 금리 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음이 분명해졌다.

최근 미국 금리 상승은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고 경기 부양책으로 많은 채권이 발행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조9000억달러의 부양책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1분기 국채 발행액이 작년 전체 발행액만큼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일리가 있는 걱정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5~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이 1.6% 정도이고, 기준금리가 0.25%였던 2011~2013년에 시장금리가 2.7%까지 올라갔던 사실을 감안할 때 시장의 우려가 지나친 게 아닌 것 같다.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1.5%를 넘을 경우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는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자금 유입 규모 축소,개인투자자의 영향력 줄어

선진국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시장은 좁은 박스권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3000밑으로 내려가지 않지만 3200도 넘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시장을 끌고 왔던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지난 1월초 74조원에서 최근에 65조원으로 9조원 가까이 줄었다. 기간 중 개인 순매수로 결제된 부분을 고려하면 유입액은 10조원 정도 된다. 작년 10월 이후 결제액을 감안한 실질 고객예탁금 증가액이 월평균 20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유입액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유동성의 성격도 달라졌다. 지난해 11월~올 초까지는 돈이 대단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추가 상승이 예상돼 가격을 올려서라도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가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공격적인 성향이 약해진 대신 수비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낮은 가격에 매수를 넣어 놓고 체결을 기다리는 패턴으로 바뀐 것인데 이런 매매 형태는 주가가 떨어지는 걸 방어할 뿐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

개인 매수가 약해지는 동안 기관이나 외국인은 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한 종목으로 20조원의 평가이익을 올렸다.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종목 전체를 따지면 평가 이익 총액이 50조원을 넘는다. 연기금은 매년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을 어느 정도로 할지를 먼저 정한 후 투자에 나선다. 주가 상승으로 예정 규모를 넘을 경우 초과분을 매도해야 하는데 전체 기관으로 따지면 이 초과분이 100조원을 넘고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300조원에 육박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이나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수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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