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설비로 생산한 최초의 건기식 출시...미래 먹거리 사업 역량 집중

남양유업 신제품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꼽았다. 남양유업은 지난 19일 출시된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를 신호탄으로 올해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특히 이 제품은 남양유업에서 출시한 건기식 제품 중 자체 설비로 생산한 최초의 제품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건기식은 소비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5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19 발생 이후 응답자의 78.2%가 건강기능식품을 더 자주,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건기식이 각광 받는 분위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가 남양유업의 변신을 성공시킬지 주목된다.

건기식 5조원 시장 겨냥한 도전
지난달 28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건기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지난해 5조원에 육박했다. 전년의 4조6699억원 규모였던 건기식 시장은 지난해의 경우 4조9805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6.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기식을 통해 개선하고 싶은 건강 문제는 단연 면역력 증진(11.5%)이었다. 이어 피로회복(7.6%), 전반적인 건강증진(6.9%)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건기식 소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건기식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전망한 가운데 코로나19 발생 후 섭취량을 늘린 건기식으로 비타민 및 무기질(55%)을 꼽았다. 인삼류(31.7%), 발효 미생물류(28.2%)가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삼은 물론 발효유 등 건기식 시장의 저변이 확대됐다”며 “특히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제품은 연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양유업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업그레이드한 포스트바이오틱스를 개발해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만들어내는 신체에 유익한 물질이다. 제4세대 유산균이라 불리며 미국 및 유럽 등 낙농 선진 국가들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의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는 식약처의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이 함유된 알약 2정과 발효유 타입의 액상 베이스로 이루어진 ‘2중 제형’ 제품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 이너케어는 간프로텍트, 장프로텍트, 위프로텍트 3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남양유업은 앞서 건기식 시장 진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 2011년 남양유업은 임산부를 위한 종합 비타민제인 ‘메가비트’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양유업은 주요 분만전문병원 의사들과 2년 여 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개발한 종합 비타민제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보유하고 있는 분유 제조 기술 및 영업 노하우를 총동원하는 등 전력을 다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건기식 시장은 녹록치 않았다. 결국 남양유업은 저조한 실적을 버티지 못하고 1년여 만에 건기식 사업을 접고 말았다.

남양 “미래 먹거리 사업에 역량 집중할 것”
남양유업은 건기식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제품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건기식과 기존 제품이란 양날개를 이용해 재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여러 제품들 중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제품은 ‘케어비’와 ‘하루근력’이다. 현재 국내 분유 시장은 저출산 문제로 인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간편식 성장에 따른 생활 트렌드 변화로 이유식 시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은 구독경제 열풍 및 언택트 트렌드에 발맞춰 배달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를 지난해 3월 새롭게 런칭했다.

케어비는 스마폰으로 주문한 이유식을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한국영양학회와 공동 개발한 레시피와 식단을 바탕으로 400개의 이유식 메뉴와 100개의 영양반찬 메뉴를 자랑한다. 가장 큰 특징은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아이에게 맞춤형 영양을 공급해 바른 성장과 고른 발달을 돕겠다는 취지다.

성인 및 실버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도 남양유업의 주요 제품 중 하나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기방어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공동 설계한 하루근력 제품을 2019년 출시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감소하면 각종 위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하루근력은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지속경영을 위해 미래성장동력을 신속하게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가정간편식(HMR), 신선이유식, 성인식 및 단백질 시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도 고객의 수요와 소비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