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기 겪은 업계…ESG 가치 향상에 주력

삼양식품 전경. (사진=삼양식품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전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식품업계가 위기극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큰 굴곡 없이 보내고 있는 편이다. 오히려 식품업계는 이 위기를 기회 삼아 산업계 전체가 주력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우선 삼양식품이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한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홍철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정무식 법무법인 공감파트너스 변호사, 이희수 예교지성회계법인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위해 설치되며 회사 업무와 회계 전반을 감독하는 내부감사기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현행 상법상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의무가 없지만 선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 전원을 회계, 재무, 법무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모두 갖춘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신설한다. 향후 사외이사 선임 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은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사외이사 역할 강화는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이사회 견제와 감시체계를 갖추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건전한 지배구조와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화되는 식품업계의 사회적 역할

기업의 사회적 역할 수행도 보다 구체화되는 모습니다. 특히 식품업계의 경우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제품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심의 경우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귀농 청년을 위한 민관 협력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농심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손잡고 국내 수미감자 재배 청년 농부를 돕는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단순히 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과는 달리 파종에서 수확, 판매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농심은 1980년 국내 최초 생감자스낵 포테토칩을 출시한 이후 40여 년 간 국내 감자농가와 함께 성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농부 육성 프로그램 청년수미를 기획하게 됐다. 농심은 최근 젊은 층의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청년수미로 귀농 청년의 조기 정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농심의 청년수미 프로그램은 재정적 지원은 물론 수확관리, 판로확보, 교육 등 농사의 시작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농심은 파종 전 사전 계약으로 선급금을 지급해 청년 농부들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씨감자 보관과 관리법은 물론 파종 시 현장 점검을 통해 전반적인 영농 관리교육을 진행하며 수확기에는 담당자가 현지에 상주해 감자 품질을 관리할 예정이다. 수확한 감자는 농심이 구매해 수미칩 생산에 쓰이게 된다. 또 농심은 우수 농가와 멘토-멘티 결연을 맺어 세부적인 노하우까지 전수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청년농부의 안정적인 농업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농심 제품에 사용되는 농산물의 품질도 더욱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농가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심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청년수미 MOU 체결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원재료 활용한 제품으로 소비자 건강 챙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관리는 물론 친환경 생활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식음료업계가 차세대 슈퍼푸드로 각광받는 원재료를 활용해 제품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로 업계는 원재료의 영양을 살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유제품, 음료, 시리얼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새싹보리, 블랙보리 등의 풍부한 영양성분이 각광받고 있다. 새싹보리는 식이섬유, 철분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블랙보리도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베타글루칸,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등이 함유돼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새싹보리, 블랙보리의 자연스러운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아낸 ‘새싹보리우유’와 ‘블랙보리우유’를 출시했다. 건강한 한끼 대용으로 곡물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에 주목해 차별화된 원료를 사용해 선보인 것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든든한 영양 간식으로도 좋다. 패키지는 부드러운 그린, 블랙 컬러를 적용해 자연 친화적인 감성을 살렸다.

푸르밀 관계자는 “새싹보리우유와 블랙보리우유는 건강하면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선보인 제품”이라며 “자연스럽고 친근한 맛을 구현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녹색 채소를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착즙해 만든 야채주스 ‘아임그린’ 시리즈를 출시했다. 그 중에서도 ‘아임그린 보리새싹’은 신선하고 건강한 보리새싹에 상큼한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를 담아 녹색 채소의 진한 영양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게 한 병으로 건강을 챙기기 좋다.

과일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음료도 다양하게 공개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우수한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는 ‘타트체리에이드’를 출시했다. 타트체리 특유의 신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이디야커피도 농도 100% 과즙으로 건강과 맛을 동시에 담은 RTD 음료 ‘비트&오렌지 주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물을 넣지 않고 원료를 100% 착즙해 만들었고 인공첨가물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농심켈로그는 어린이 입맛과 기호를 철저하게 반영한 시리얼 ‘W.K. 켈로그 바이 키즈’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블루베리, 사과&비트루트맛’은 쌀, 귀리, 통밀 등 곡물의 영양에 과일과 야채에서 얻은 풍부한 식이섬유가 더해져 균형 잡힌 영양과 맛을 제공한다. 또 어린이가 좋아하는 바삭한 퍼프를 도넛, 별, 원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고 자연에서 찾은 단맛과 다채로운 색을 입혔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W.K. 켈로그 바이 키즈는 좋은 것을 먹으면 세상도 함께 이로워진다는 창립자 정신을 기반으로 시리얼의 영양학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세심하게 고려한 제품”이라며 “자연에서 얻은 맛과 영양, 그리고 재미까지 더한 W.K. 켈로그 바이 키즈를 통해 시리얼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맛있는 식습관을 기르며 즐거운 식생활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