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가결, 이재용 부회장 거취에 대해선 말 아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삼성전자는 17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이날 주총에는 일반주주와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CE(생활가전)부문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사장) 등 90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건 등을 상정해 모두 가결됐다. 또 이번 주총은 주주 편의를 위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중계됐으며 지난해 도입된 전자투표 제도를 위해 전자표결 단말기가 지급됐다.

김기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 원,영업이익 36조 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2020년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사 평가 기준 623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직전까지 논란이 됐던 사외이사 연임과 감사위원 선임안이 무리없이 가결돼 눈에 띄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해당 이사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경영권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못했다”며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식 약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회사 안에 찬성하면서 가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주총 진행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거취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총 현장에서도 이 부회장 관련 질문이 잇따랐다. 이에 삼성전자측은 “회사의 상황과 법규정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다른 관심사였던 갤럭시노트의 올해 출시 여부는 부정적 답변이 나왔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 받아온 중요한 제품 카테고리”라면서도 “S펜을 적용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1년에 두 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부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들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향해서도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주주가 '대만 TSMC는 언제 따라잡냐'고 질문하자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는 선두업체에 비해 캐파(생산능력)와 고객 수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첨단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기술력을 대폭 끌어올려 포트폴리오 다양화 및 신사업 초격차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미중 갈등, 환율 하락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반면 경제 성장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