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CU 등 국내 대표 편의점, ESG 경영 본격화

GS25에서 한 남성이 소멸식 처리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친환경 바이오기업 ㈜순풍가와 손잡고 지난달부터 진행해 온 ‘미생물 분해를 통한 소멸식 음식물 처리기’(이하 소멸식 처리기)의 운영 테스트를 마치고 음식물 쓰레기 제로(zero)화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편의점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도 호응을 받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친환경 소비를 돕기 위해 지난달 처음으로 선보인 무(無)라벨 투명 PB생수(이하 무라벨 생수)도 시장 안착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되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에 친환경 경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기존 편의점은 당연히 ‘편리함’이 가장 중요했다. 연중무휴, 24시간 심야영업, 주거지 근처 위치, 식료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상품의 취급 등이 편의점의 대표적인 특징들이다. 이런 편의점들이 친환경 경영을 한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다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편의점들은 친환경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의외로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환경을 위해 다소의 불편함은 감수하겠다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고 진단했다.

GS25, 음식물 쓰레기 제로화 추진

GS25가 2월 17일~3월 18일 30일 간 직영점에서 소멸식 처리기를 운영 테스트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95% 이상 줄어들고 처리 비용은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인 리터(L) 당 약 100원에서 약 55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GS25가 소멸식 처리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음식물의 수분만 줄이는 건조식이나 음폐수를 방류하는 분쇄식과는 달리 소멸식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부피가 최대 99%까지 줄어드는 가장 친환경적인 음식물 처리 방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다음 달부터 범위를 더 넓혀 10곳의 GS25 가맹점에서 추가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GS25의 배출 용량에 맞는 기기의 개발도 협의 중이다.

추가 테스트 기간 중에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기기의 도입 비용과 쓰레기봉투의 구입 비용 간 경제성을 비교 분석한 후 도입 점포 범위와 처리 용량 수준이 고려된 기기의 모델 선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GS25는 전 점포 도입 시 매일 약 3만 리터 가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친환경 방식으로 자체 소멸돼 ESG 경영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명종 GS리테일 신사업추진실장은 “GS25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인증 시험에서 소멸방식으로는 국내 최초 K마크를 인증 받은 순풍가와 제휴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 제로화 활동을 추진한다”며 “미래세대에 안전환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ESG 경영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CU에서 한 여성이 HEYROO 미네랄워터 무라벨 생수를 고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CU, 無라벨 생수 매출 78%↑

CU가 무라벨 생수 HEYROO 미네랄워터(500ml)를 출시한 이후 약 한 달(2월 25일~3월 20일) 간 생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해당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78.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생수 전체 매출이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3.8배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벨이 부착된 500ml 동일 용량의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NB) 상품들의 매출 신장률을 보더라도 A생수 14.6%, B생수 25.0%, C생수 29.3%에 그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무라벨 HEYROO 미네랄워터의 인기에 CU의 PB 생수 매출은 전년 보다 33.8% 뛰었고 특히 전체 생수에서 차지하던 매출 비중도 지난해 20.5%에서 올해 26.8%까지 눈에 띄게 증가하며 생수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무라벨 생수는 재활용을 위해 별도로 라벨을 뜯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분리 배출할 수 있어 폐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고 라벨 제작에 사용되는 비닐 양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무라벨 생수만 유독 높은 상승폭을 나타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 최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소비자도 친환경 소비에 적극 동참하고 있고 앞으로 제품을 고르는 기준도 완전히 바뀔 수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송경화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상표를 없애는 새로운 시도에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친환경 장점과 함께 투명 페트병에 담긴 물이 시각적으로 더 깨끗하고 맑아 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며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호응이 가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ESG 경영 실천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