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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칼럼]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증세 가능성 등 새로운 악재

미국 장기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의 관계가 약해졌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한때 1.75%까지 상승했지만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고, 반대로 금리가 내리는 동안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호재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처럼 악재도 투자자들이 익숙해지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해준 것이다.

금리 급등이 진정됐지만 시장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3000을 중심으로 석 달째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고주가에 대한 부담에 금리 이외 불안 요인이 겹쳐 시장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돼 봉쇄조치가 강화됐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북반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확진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모양새다. 지금은 2월에 주춤했던 확진자가 다시 늘어 작년 12월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상보다 경제활동 정상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국과 미국의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서로를 맹비난만 하고 끝났다. 앞으로는 각자의 동맹을 끌어들이는 외교전이 벌어질 예정인데 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 될 것이다. 그 바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보다 양국 관계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다.

미국 정부가 3조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증세가 이루어질 경우 주식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법인세다. 현재 22%인 법인세율이 28%까지 올라갈 예정인데 트럼프 행정부 초기 해당 세율 인하로 미국 기업 이익이 20% 넘게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세율 인상이 비슷한 수준의 이익 감소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2010년과 비교할 때 지금이 상태가 더 나빠

재료는 내용만큼이나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영향이 결정된다. 지금은 코로나19가 진정된 후 한쪽에서는 경기와 기업실적 증가 기대가, 다른 쪽에는 가격이 주가를 움직이는 힘이 되고 있다. 앞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면, 뒤는 주가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붙드는 역할을 한다. 금리 상승이 잠잠해지고, 작년같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은 이익이 늘어나는 강도와 지속성에 의해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상반기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금융위기로 크게 하락했던 코스피가 2009년 급등한 후 2010년 상반기부터 1년간 박스권을 이어갔다. 지수의 중심축은 1600 정도였고 상하 10% 내에서 움직였다. 당시 상황을 보면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락해 대단히 큰 기저효과가 예상되고 있었다. 여기에 부양책이 더해져 수출과 이익 전망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저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융환경도 좋았다. 반면 그리스 재정위기와 중국 긴축 선회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경기 회복 초기라는 점, 그리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하고 있는 사실이 비슷하다. 대외 재료는 당시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신흥국의 금리 인상이 있어 영향의 대소를 따지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 반면 주가는 2010년은 금융위기 직전 최고치의 80% 밖에 되지 않은 반면 지금은 직전 최고치보다 20% 이상 높아 부담이 크다. 금융사정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2010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2,3차 양적 완화를 앞두고 정책 강도를 높이던 때였지만, 지금은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없다.

2010년에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다 추가 상승한 건 2009년 시작된 실적 개선이 2013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발생한 여러 악재가 실적 전망을 훼손할 정도인지 판단하는 게 향후 시장을 전망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1분기 실적이 박스권을 뚫는 계기가 되지 못할 듯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에 주요 134개사의 영업이익은 35조657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1조8914억원)에 비해 62% 늘어난다고 한다. 지난해 말 추정치(34조389억원)보다도 4.76% 증가하며 2020년 1분기(34조389억원)에 비해서는 62.9%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 전망치는 351조8732억원으로 지난해 말 추정치 보다 6.7%, 순이익은 21조3332억원으로 23.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익이 50% 이상 늘어왔고, 코로나19로 기저효과가 큰 점을 감안하면 50~60%의 이익 증가는 이미 예상돼 있었다. 이익 증가의 상당부분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게 타당해, 일각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1분기 실적이 주가의 횡보국면을 뚫을 결정적 계기가 되지 못할 것이다.최근 불거진 악재가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경기와 기업실적 회복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지난 1~2차 확산만큼 충격이 강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비관적인 상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간 충돌이나 미국의 증세는 아직 경기와 기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단계가 아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우리 시장은 당분간 1월 이후 이어오고 있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걸로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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