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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의 도시 부동산 이야기]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는 대규모 클러스터 단지가 필요하다

  •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최종재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등 첨단 반도체가 들어가는 산업은 전부 해당한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작년 3분기부터 수요 회복으로 증산을 꾀하고 있으나, 반도체가 부족하여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차량 생산은 목표대비 70만 대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중국이 25만대로 가장 감산 폭이 크다. 미국, 독일 등은 자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만 정부와 대만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인 TSMC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파운드리 업체의 생산을 장려하는 세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비대면 추세로 전자제품 수요도 급증하면서, 시스템반도체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의 서버 증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 비보의 대량 수요, PC용 등 D램 수요 등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은 가전판매 급증세로 전년 대비 18.4%가 증가하여 121억 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반도체와 최종 제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부족에 대응해, 자국 내 반도체 가치사슬 내재화를 위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 역량을 증진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첨단 반도체 공급을 TSMC와 삼성전자에 많이 의존해왔다. PC 시대의 반도체 강자였던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인텔이 참여할 시장은 2025년 1000억 달러(약 114조 원)가 예상되는 신흥시장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의 일본 기업 인수도 예상된다. 시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전원 없이도 저장정보 유지) 시장점유율 5위(11.2%)인 미국 마이크론과 3위(14.4%)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일본 키옥시아 인수를 노리고 있다. 성공할 경우 1위(32.9%)인 삼성전자와 비슷해진다.
 
유럽연합(EU)도 해외 의존을 줄이고 자체 반도체 공급 체인을 구축한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EU의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 10%에서 20%까지 올리는 목표를 발표했다. 50억 유로(약 67조 원)를 독일과 프랑스에 투자하여 연구개발(R&D), 생산 등 종합 공급망을 갖추려 한다. 삼성과 TSMC의 생산시설 유치 노력도 병행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SML 등 유럽의 핵심 반도체 4개 기업의 ’2019년 매출 합계는 405억 달러로, 미국 인텔(720억 달러)과 한국 삼성전자(557억 달러)보다도 적다. 유럽은 매년 중국과 미국에서 4,400억 유로(596조 원)의 반도체를 들여온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내수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다. 미세공정 기술 확보를 위한 주요기업들과도 협의 중이다. 중국 파운드리 SMIC는 매출이 증가하면서, 43억 달러의 신규투자 및 미세공정 기술 R&D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는 중국 내 20개 반도체 업체의 지분을 확보해 반도체 연합군을 결성했다.
 
대만 TSMC는 미국, 일본과 함께 반중(反中) 반도체 연합을 구성하고, 파운드리 독주를 위해 28억 달러의 시설투자를 추진 중이다. 반도체 설계만 하고 위탁생산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들을 고객화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 핵심 고객인 퀄컴 및 엔비디아의 수주도 노리고 있다. 아예 미국 공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팹리스 산업의 생태계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등 신기능, 메모리·비메모리 통합 설계, 자동차·가전·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기업 인수·합병 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칩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퀄컴은 AI 성능을 개선한 스마트폰용 AP(Application Processor)를 새로 공개하고, GM에 자율차 통합기능 칩도 공급한다. 엔비디아도 설계업체 ARM 인수를 통해 AI 칩 역량을 강화했다.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도 인텔로부터 탈피하여 자체 상품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팹(Fab) 분야는 삼성과 TSMC의 양강 구도로 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7나노 이하의 공정에 머물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가 양산에 성공한 5나노 칩 생산까지 격차를 좁히기 어려워 보여, 유럽 기업들과 싸움이 될 공산이 높다고 한다. 인텔이 미 애리조나주에 신규로 반도체 공장 2개에 투자하는 금액도 200억 달러(약 22조 원)로 일반적 수준이다. 기존에 많은 투자를 해온 삼성과 TSMC의 과점 구도가 자연스럽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비메모리 파운드리에서 TSMC에 큰 열세이기에 아직 불안해 보인다.
 
삼성은 메모리 분야와 파운드리·비메모리에서 선제적 동시 투자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화웨이 제재로 생기는 반사이익을 노리고 스마트폰 반도체 신모델로 AP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텔·퀄컴의 5G 모뎀칩의 파운드리 수주도 따냈다. SK하이닉스는 세계최대 반도체 공장인 이천 4세대 D램 양산을 올 6월부터 가동하고, 추가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2024년에 오픈한다.
 
우리 정부는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양성, K-팹리스 육성 등을 위해 2,4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이 정도로는 힘들어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중국 SMIC는 정부 지원금이 매출의 6.6%고, 미국 마이크론 3.3%, 삼성전자 0.8%, SK하이닉스는 0.5%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은 대만 TSMC의 2.5배다. 대규모 투자가 관건인 반도체 산업에서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한국은 3%, 미국 40%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타의에 의해 해외로 나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금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의 유혹은 거세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관련 R&D와 스타트업의 생태계도 크게 키워야 한다. 이들을 융·복합하는 저렴한 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하면 지역경제와 국가경쟁력에도 큰 힘이 된다.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부동산 융합대학원 겸임교수 ▲ULI Korea 명예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재생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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