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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미래다] SKT분할 공식화…‘성장·주주가치·구조재편’ 다 이룰까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이번 분할의 취지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말만 무성하던 SK텔레콤 분할이 공식화됐다. 지난 14일 SK텔레콤은 회사를 분할해 통신사업회사와 중간지주회사로 나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통신사업이다. 또 하나는 자회사(SK하이닉스, ADT캡스, 원스토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를 관리하는 투자사업이다.

이번 분할은 투자사업을 따로 떼어내 회사를 새로 하나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설되는 투자사업 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며 관리하는 지주회사가 될 예정이다. 투자사업 회사로 자회사 지분이 대부분 이전되면, 남은 존속회사는 자연스럽게 통신사업이 주력인 회사가 된다.

SK그룹에는 전체 지주회사로 SK㈜가 있다. 이 SK㈜가 현재 SK텔레콤 지분 26.8%를 갖고 있다. SK텔레콤이 통신사업 회사와 투자사업 회사로 분할되면 SK㈜는 두 회사 각각에 대해 26.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투자사업 회사가 새로 설립되는 과정에서 발행하는 신주를 기존 SK텔레콤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나눠 받기 때문이다. 즉 SK㈜는 존속회사(통신사업 회사)에 대한 지분 26.8%를 유지하면서, 신설회사(투자사업 회사)로부터도 신주를 26.8% 만큼 받는다.

이 신설회사는 SK㈜의 지배를 받는 한편 SK하이닉스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또 하나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룹 전체로 봤을 때 중간지주회사라고 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분할 개요만 밝혔을 뿐 아직 세부적인 계획까지는 공시하지 않았다. 분할비율을 포함한 상세계획은 이사회 의결 이후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회사가 공개한 내용에 기반해 SK텔레콤 분할 이슈를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보자. 우선 분할의 목적이다. 회사는 성장 가속화와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약 22조 원이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시가총액 100조 원) 지분 20%의 가치만 해도 20조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앱마켓 운영회사 원스토어, 보안회사 ADT캡스, 전자상거래 회사 11번가, 종합모빌리티 기업 티맵모빌리티 등이 지닌 가치와 성장 잠재력 등은 사실상 지금의 SK텔레콤 시가총액에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전문가들은 통신사업의 저성장 그늘에 신성장 사업이 가리어져 있는 형국이라고 표현한다. 이번 분할에는 이들 유망 자회사들을 통신사업과 분리해 별도 중간지주회사 체제 내에서 집중육성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원스토어는 이미 주관 증권사를 선정해 기업공개(IPO) 작업에 돌입했다. 그 다음 타자는 ADT캡스가 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둘째는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자사주) 11.7%의 처리방향이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분할할 때 자기주식이 있다면 존속회사가 소유한다. 그리고 이 자기주식은 분할과정에서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으로 변신한다.

이를 SK텔레콤에 적용해 보면 자기주식 11.7%는 통신사업 회사가 갖는다. 그리고 분할 과정에서 이 자기주식은 통신사업 회사가 갖는 중간지주회사 지분 11.7%로 변신한다. 이 같은 자기주식의 변신은 결국 회사 돈(SK텔레콤이 과거 자기주식 매입하느라 투입한 자금)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 셈이 되는 것이라 ‘자기주식의 마법’으로도 불린다.

일반 소액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자기주식의 변신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SK텔레콤이 분할 전 자기주식 소각을 단행할 것으로 일각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자기주식을 외부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회사는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주가도 상당히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분할의 마지막 포인트는 분할완료 이후 어느 시점에선가 SK㈜와 중간지주회사 간 합병이 추진될지 여부다. 올해 들어 SK텔레콤 분할설이 계속 제기됐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룹 전체 지주회사와 중간지주회사 간 합병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SK하이닉스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재 SK㈜의 손자회사다. 지주사 체제에서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에 투자할 경우 지분 100%를 소유해야한다.

즉 SK하이닉스가 사업 시너지를 위해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해 지분을 가지려면 100%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투자활동은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중간지주회사가 SK㈜에 흡수합병된다면 중간지주회사는 소멸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SK㈜의 자회사가 된다. 지분 100% 투자제약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투자활동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중간지주회사와 SK㈜ 간 합병이 큰 구도 하에서 이미 예정돼 있다면 중간지주회사 출범의 의미가 퇴색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SK텔레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합병 계획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중간지주회사가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거느리면서, 직접 반도체 관련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분할 존속회사를 단순 통신업체가 아니라 인공지능(AI) 및 디지털인프라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분할 신설회사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전문회사로 성장할 것이라 강조한다. 미래 성장 가속화, 주주가치 제고, 지배구조의 건전한 재편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SK텔레콤이 분할과정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프로필

중앙일보, 이데일리를 거치면서 증권, 산업 담당 데스크를 지냈다. 기업의 국내외 거래를 둘러싼 금융 뒷거래를 심층 추적해 기자협회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전문매체 ‘글로벌모니터’를 전문 기자들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1일 3분 1공시>, <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기업공시 완전정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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