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의 ‘반짝효과’?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진=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의 발효유 불가리스가 전주와 비교해 최대 253.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맘카페, 소비자 단체 등에서 불가리스를 비롯한 남양유업 전 제품 불매운동이 거론됐지만 오히려 불가리스 매출은 전주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이슈 영향력 반영 빨라
남양유업 불매운동 움직임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정작 편의점의 불가리스 매출액은 급상승했다. A 편의점의 경우 지난 13~19일 매출이 전주 동기간 대비 134.6% 증가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한 남양유업의 심포지엄이 있었던 지난 13일 불가리스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89.0%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발이 있었던 지난 15일에도 아이러니하게 불가리스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불가리스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53.7%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율에 대해 A 편의점 관계자는 “13일 이후 편의점 가맹주들의 불가리스 발주가 많았다”며 “발주량이 많은 만큼 매장 진열 개수도 평소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 편의점도 불가리스 매출이 늘어나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13~19일 매출이 전주 동기간 대비 39.2%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55%)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 15일. 식약처가 남양유업을 고발한 날 되레 많은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불가리스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B 편의점 측은 “소비자들은 긍정·부정이든 이슈가 터지면 호기심에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편의점의 경우, 이슈의 영향력이 매출에 빨리 반영되곤 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7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를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으로 보고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세종시 역시 지난 16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 통보를 내렸다. 세종공장은 불가리스뿐 아니라 분유, 치즈 등 남양유업 전체 유제품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남양유업 불매운동도 8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코로나19라는 예민한 문제를 건드렸다”, “남양이 남양했네” 등 남양유업을 비판하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불매운동)는 2013년부터 항상 하고 있었다”, “불매는 예전부터 해와서 추가적으로 (비판할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마케팅 효과 톡톡히
한편으로는 남양유업 불매운동보다 불가리스 홍보가 선방하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게시물이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식약처가) 홍보해 주는데 왜 자꾸 불매(불매운동)라고 그러는 거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고발로 인해 입소문을 탄 불가리스가 코로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긴급 현장조사에서)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며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에 필요한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 심포지엄 임차료를 모두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고발 이후 매출 증가율은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초반에 나타난 매출 증가율은 반짝효과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대해선 “2013년 확산세보다 저조해 보인다”며 “당시엔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나섰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지난 2013년 남양유업의 대리점주는 남양유업 본사 직원이 폭언·강매를 일삼았다며 남양유업의 갑질 행태를 폭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대리점주의 폭로는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편의점 가맹점주 연합은 단체로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벌였으며 그 여파로 남양유업은 2013년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남양유업이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본 건 1994년 이래 처음이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