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친환경 경영 탈피…각 산업별 차별성 녹여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각 산업군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친환경 경영을 해왔다. 특히 환경오염물질 배출 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친환경 경영에는 획일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최근에는 기업들이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살려 보다 적극적인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철강, 화학, 유통 등 각 산업별 특색을 살린 친환경 사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최근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포스코의 경우 보다 체계적인 친환경 경영 체제를 갖추고 글로벌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 기업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표준모델을 제시한 포스코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의 공급망 관리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경영이념인 기업시민 5대 브랜드 중 ‘Together With POSCO’(동반성장)와 ‘Green With POSCO’(탄소중립)에 기반해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급사로부터 구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 지속가능한 구매를 선도한다’는 구매방침 하에 그룹 차원 ‘포스코형 ESG 구매 체계’를 구축했다.

포스코는 ▲ESG 관점 공급사 선정 ▲친환경 구매 확대 ▲공급사 ESG 정착활동 지원 등을 통해 원료·설비·자재 등 공급망 전체에 ESG 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스크랩 등 폐기 자원 재활용 확대(Recycle) ▲에너지 고효율 및 친환경 인증품 구매로 온실가스나 대기오염 저감(Reduce) ▲자재 재사용으로 자원낭비 최소화(Reuse) 등 3R 관점의 물품사용으로 우선 2025년까지 친환경 구매를 현재 2배 수준인 20억 달러로 늘리고 이를 지속 확대해 기업의 ‘2050 탄소중립’ 달성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팩.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폐기물 재활용 통해 생산성까지 확대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원재료 중 95%가 새로운 배터리 셀 생산이나 관련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하는 하이드로메탈러지컬 공정은 기존 공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30%나 낮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GM은 2013년부터 보증 서비스로 교체된 팩을 포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팩의 100%를 재활용이나 재사용하고 있다. 특히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용이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배터리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재사용도 가능하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키 위한 기술 확보 및 적합한 용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 간 배터리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혁신 기술을 개발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 및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서 오랜 기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아울러 효성티앤씨도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오션’을 출시한다.

효성티앤씨는 부산광역시, 친환경 소셜벤처기업 넷스파와 함께 버려진 어망을 분리·배출 및 수거하고 이를 재활용해 친환경 섬유로 만드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지난 11일 박형준 부산시장,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정택수 넷스파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버려진 어망으로 인해 야기되는 해양생태계 오염을 줄이고 해양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추진됐다. 부산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버려진 어망을 분리·배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넷스파는 수거된 어망들을 파쇄·세척하는 전처리 과정을 담당한다. 효성티앤씨는 전처리가 완료된 어망을 재활용해 나일론 섬유인 마이판 리젠오션을 생산한다.

마이판 리젠은 2007년 효성이 세계 최초로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다.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의 나일론 버전이다. 그간 버려진 어망 수거가 원활하지 않아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나일론 원사나 칩을 중심으로 마이판 리젠을 생산해왔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안정적인 폐어망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마이판 리젠오션을 출시하고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은 그간 독자기술로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판덱스 등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왔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티앤씨, 부산시, 넷스파의 폐어망 자원순환 프로젝트 MOU 체결 모습. (왼쪽부터)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박형준 부산시장, 정택수 넷스파 대표이사. (사진=효성 제공)
친환경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에 주력

파력발전 시스템을 개발한 소셜벤처 인진이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4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파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에 이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인진은 발전부를 원해에 설치해 송전 케이블 등 큰 비용이 소요되는 기존 파력 발전방식과 달리 발전부를 육상에 설치해 초기 설치비용 및 운영비용이 크게 절약되는 파력 발전방식을 개발·보유한 글로벌 선도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청정에너지 산업 및 친환경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2019년 인진을 발굴해 25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직접 추진하는 친환경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의 친환경 소셜벤처를 지원해 추가적인 친환경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그린밸런스2030’ 전략에서 비롯됐다.

인진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파력발전 상용화 및 사업 확장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인진의 연안 설치형 파력 발전 기술은 기존 원해형 대비 경제성이 높은 방식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인진은 새로운 파력 발전을 조기 상용화해 국내외 친환경 청정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파력 발전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간다는 목표다.

마켓컬리가 재사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 도입을 통해 친환경 배송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컬리 제공)
지속가능 포장재 출시…친환경 배송 선도

설립 당시부터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마켓컬리가 상품을 안정적이고 위생적으로 담을 수 있는 재사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마켓컬리의 컬리 퍼플 박스 도입은 2019년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하고 환경 부담이 적은 종이로 변경한 ‘올페이퍼 챌린지’(All Paper Challenge)를 확장한 프로젝트다. 마켓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 시행 이후에도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배송키 위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다.

마켓컬리는 엄격한 기준을 지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포장재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그 결과 냉장·냉동 식품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보냉력,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 소재, 휴대와 보관이 용이한 편의성과 활용성 등 모든 부문에서 차별화된 기능을 갖춘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이게 됐다.

컬리 퍼플 박스는 가로 45㎝, 세로 30㎝, 높이 35㎝에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넉넉하다. 내부에는 공간을 구분하는 디바이더가 있어 냉장·냉동 제품을 나눠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상온 28℃ 기준으로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18℃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컬리 퍼플 박스 외부는 내구성과 오염 방지에 강한 나일론 소재에 방수 코팅을 적용했고 내부는 제품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토이론 소재를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만큼 무게는 135g에 불과하다.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는 접이식 구조로 휴대, 보관이 용이하며 나들이, 캠핑 등 외부활동을 할 때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외부에는 마켓컬리의 상징인 보라색과 로고 디자인을 넣어 마켓컬리만의 분위기를 살렸다. 컬리 퍼플 박스는 마켓컬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