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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에 꽂힌 MZ세대, 주류시장 흔든다

주류시장 전체 출고액 감소세…전통주 업계만 지속 성장
  • 20대 여성이 GS25에서 과일향 전통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최근 전통주 전문 판매점을 비롯해 전통주 바와 갤러리, 심지어 전통주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하면서 전통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사이에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MZ세대는 기존 와인을 비롯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과실주와 여러 가지 맛을 담은 전통주를 즐겨 찾고 있다. 맥주와 소주, 그리고 유명 제조사의 막걸리로 대변되던 주류 문화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특히 MZ세대 중심으로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술을 찾는다”는 주류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어 주류업계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

흔한 술 외면하는 MZ세대…가치소비 본격화

기존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저렴한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들이 넘쳐났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울 때도 주류업계는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2019년 출고액 기준으로 9조393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9조361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9조394억 원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주류업계는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류 출고액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 확산 등으로 가정의 주류 구매율은 올라갔지만 영업제한 등으로 주점 등의 주류 구매율이 크게 내려갔다”며 “확실히 주류문화가 과음보다는 여가를 즐기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추세에 따라 와인 등의 과실주와 전통주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는 과실주, 전통주 등을 즐겨 찾는 소비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통주 출고액은 2016년 397억 원에서 2017년 400억 원, 2018년 456억 원, 2019년 531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체 주류 출고액이 매년 줄어든 것과는 확실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류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주 기업들이 독특한 맛의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있고, 특히 독특하고 세련된 포장을 활용하는 등의 제품 다변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해 성과를 보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주봉석 한국전통민속주협회 사무국장은 “전통주 회원사 제품을 가지고 협회 차원의 주류박람회 등에 참가해 보면 전통주를 찾는 고객의 65% 이상이 20~30대”라며 “그 세대는 취하기 위해 저렴하게 많이 마실 수 있는 술을 찾지 않고 비싸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술, 예쁘거나 궁금한 술 등에 관심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주 사무국장은 이어 “주류시장에서도 이제 가치소비가 시작된 것이고 자연스럽게 전통주 시장에도 남성보다 여성 소비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그동안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도주 막걸리 등이 전통주 산업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고도주인 프리미엄 막걸리를 선호하는 여성 소비층의 증가로 막걸리 전체 출고량은 낮아졌음에도 매출은 오히려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흔하지 않은’ 전통주 찾기 나서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신상품 전통주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접근성이 가장 좋은 편의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지난해 전통주 매출(일반 막걸리 제외)이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했다. 2019년 전통주 매출이 전년 대비 14.1% 증가한 것에 이어 지난해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GS리테일은 최근 선보인 전통주들이 MZ세대 취향에 맞춰져 기존 스테디셀러 전통주들의 인기를 뛰어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GS25는 전통주 카테고리의 성장세에 주목해 맥주에만 적용하던 4캔에 만원 주류 행사에 전통주를 포함시켜 전통주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한편 다양한 전통주 상품을 점차 확대키로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과일향 등이 가미된 맛있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홈술, 홈파티 때 특별한 주류를 즐기는 문화가 전통주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당사는 전국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통주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류 문화의 변화는 결국 전통주의 구독서비스까지 탄생시켰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 원으로 54.8% 늘었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시장에 전통주업계가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배상면주가는 홈술 문화에 착안해 주류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을 열고 정기구독 상품을 선보였다. 온라인에서 구매 가능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기구독자 수가 매월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배상면주가 와인류 제품은 ‘인싸술’이라는 애칭과 함께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케이스스터디도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통주와 막걸리를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해 전통주 브랜드 복순도가와 손잡고 한정판 ‘체리블라섬 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이색적인 협업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구매를 위해 텐트를 치면서 대기하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

주 사무국장은 “젊은 층이 기존에 쉽게 구매할 수 있었던 술을 외면하고 있다”며 “심지어 기존 유명 막걸리보다도 처음 보는 전통주나 지역 특산주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기 시작했는데 평범하지 않고 독특한 전통주, 좋은 원료와 지역의 문화를 담은 가치 있는 전통주를 선호하는 문화가 MZ세대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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