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30억 투자…1공장 1차 구간 내년 6월까지 완공 목표

영풍 석포제련소 제1공장 외곽 지하수차집시설 1차 공사 구간. (사진=영풍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가 오염지하수의 낙동강 상류 오염을 근원적으로 막는 대규모 차단시설 공사를 시작한다.

영풍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24일 “봉화군으로부터 오염지하수 차단시설 공사를 위한 하천점용을 허가하는 공문을 받았다”며 “공사를 곧 시작해 하루라도 빨리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오염지하수 차단시설은 공장과 하천 사이에 지하 수십 미터 암반층까지 판 뒤 차수벽을 만들어 오염지하수가 강물로 침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호(濠) 형태로 차집암거를 설치해 지하수를 모아 외부에 유출되지 않게 처리한다. 공장 내 지하 차수막과 오염방지공으로 막지 못한 오염지하수를 차단하는 ‘최후 저지선’ 역할을 하게 된다.

총 4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시설은 우선 1공장 외곽 1차 구간(1.1㎞)에 내년 6월까지 설치한 뒤 봉화군의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 2공장 외곽 2차 구간(1㎞)도 완성할 계획이다.

석포제련소는 2019년 환경부로부터 지하수 정화명령을 받은 이후 오염지하수 차단시설을 설치키 위해 18개월여 동안 봉화군, 대구환경청과 20여 차례 넘게 협의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환경단체들은 오염지하수 차단시설이 사적 시설물인 만큼 공장 내에 설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석포제련소 공장 내부에는 이미 하천 경계를 따라 2중으로 지하 차수막이 설치돼 있고 촘촘히 들어선 수십 개 오염방지공으로 지하오염수가 회수되고 있다.

지하수 차집시설 표준 횡단도. (그래픽=영풍 제공)
석포제련소 측은 “공장 부지 내에 더 이상의 지하수 차단시설을 시공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치하더라고 오염지하수를 차단하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봉화군과 대구환경청은 환경단체들의 우려를 불식키 위해 수차례 현장 확인과 전문가 참여회의 등을 통해 시설 설계와 위치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 석포제련소도 지질 특성과 지하수 흐름 등을 감안한 토목기술을 반영한 설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시설 위치는 물론 공사에 쓰일 자재까지 꼼꼼히 점검한 봉화군의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재설계에 가까운 3차례의 설계변경을 하기도 했다.

석포제련소는 오염지하수 차단시설을 ‘무방류 설비’와 함께 ‘낙동강 상류 수질오염 제로(0)’를 달성할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320억 원을 투입해 완공한 무방류 설비는 현재 시험운전 중으로 ‘시스템 정상화’ 기간을 거쳐 내년 초 그동안 정수처리해 방류하던 공정사용수(폐수) 전량을 처리해 공정에 재이용하는 ‘무방류’를 실현할 계획이다.

박영민 석포제련소 소장은 “늦었지만 봉화군이 하천점용을 허가해줘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공사구간을 세분화 해 한 구간이 완성되면 즉시 지상을 복구한 뒤 다음 구간으로 이어가는 방식으로 공사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이어 “지하수 차단시설이 완성되고 무방류 설비가 정상 가동되면 낙동강 상류 수질오염 제로가 현실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계획된 환경개선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시켜 환경과 공존하고 주민과 공생하는 제련소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