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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기능 이어 금융까지…'일당백' 꿈꾸는 편의점의 '무한진화'

# 지난 1월 9일 새벽 2시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역삼타운점에 한 외국인 여성이 맨발로 뛰어 들어왔다. 이 여성은 울면서 점주에게 성추행으로부터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점주는 경찰에 신고한 뒤 수사에 협조하는 등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적극적으로 도왔다.

편의점이 사회 안전망으로 기능한 대표적 사례다. 세븐일레븐은 여성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성안심지킴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은 신변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 발생시 안심지킴이집으로 지정된 24시간 편의점으로 대피하고 편의점 점주는 비상벨을 통해 경찰청 핫라인으로 신고한다. 세븐일레븐 측은 “전국적인 편의점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GS리테일 제공
이같이 우리나라 편의점은 생필품 판매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치안 서비스, 국세 및 공과금 납부, 주민등록증 등 발급,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등의 공공 기능을 꼽을 수 있다. 이제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환전을 포함한 금융업무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하게 될 전망이다. 유통과 금융의 만남은 신선한 조합이라는 평이다. 또한 우리나라 편의점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25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실은 이동식 편의점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동식 편의점은 고령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는 점포를 말한다.

10여년 전부터 생활밀착형·사회 인프라 기능 확대
편의점 국세 납부는 현재로선 당연한 일이지만 2009년까지만 해도 생소한 일이었다. 그해 12월부터 전국 1만여 편의점에서 연중무휴 24시간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를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납세자는 금융기관의 영업시간 이후나 공휴일에도 세금을 낼 수 있게 됐다. 은행의 수납기능을 편의점이 대체해준 셈이다.

공공요금 수납은 더 빨랐다. 편의점에서 전기료, 가스 요금, 휴대폰 요금, 수도요금, 지방세 등 공공 요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된 건 2007년부터다. 국세와 마찬가지로 연중무휴 24시간 납부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BGF 측은 “CU(씨유)는 단순 소매 채널을 넘어 사회 인프라로서 국민 편익에 보탬이 되는 공적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2년부터 시행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도 편의점의 대표적 공공 기능으로 꼽힌다. 그해 약사법 개정에 따라 의약품 중 사용경험 및 안전성이 확보돼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된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은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해졌다. 의약품 구입이 어려웠던 휴일, 야간에도 구입이 가능해져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편의점은 다양한 생활편의 제공뿐만 아니라 시민안전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며 "안전상비약 판매도 사회적 기능의 일환이며 앞으로 편의점의 사회적 기능 강화와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GS리테일 제공
금융업무 공간 별도 마련, 환전·송금대행 서비스까지
소비자들은 곧 편의점에서 금융업무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GS리테일과 신한은행은 지난달 24일 서울 역삼동 GS리테일 본사에서 편의점 기반의 혁신 금융 서비스 제휴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온·오프라인 채널 인프라 융합을 통한 ‘미래형 혁신 점포’ 공동 구축 △편의점을 통한 특화 금융 상품 및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 구축 △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된 전자 금융 서비스 개발 등이 골자다.

특이점은 GS25의 미래형 혁신 점포에 온라인으로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별도 공간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은행 직원과 고객은 별도 공간에서 온라인 쌍방향 소통을 통해 금융 업무를 보게 될 예정이다. 양사는 금융업무 사각지대인 격오지와 도서 지역 내 점포에 미래형 혁신 점포를 우선 구축하기로 했다.

편의점에 은행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CU는 통장개설, 비밀번호 변경 등 간단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금융 키오스크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GS25가 추진하는 것과 달리 일방향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편의점에 외화 환전 서비스도 들어올 전망이다. CU측은 지난해 외화 환전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핀테크 전문회사인 유핀테크허브와 업무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CU 측은 올해 안에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온라인으로 환전을 신청하면 가까운 편의점에서 24시간 환전 대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국내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송금 대금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외국인이 자국에서 온라인으로 사전 송금한 금액을 국내 입국 후 CU에 있는 현금지급기에서 원화로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초고령사회, 일본처럼 이동식 편의점 등장하나
한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편의점의 역할도 바뀔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의 편의점이 주목되는 이유다. 2011년 세븐일레븐 재팬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이동식 편의점 운영을 시작했다. 이동식 편의점은 도시락, 반찬, 음료, 생활용품 등을 싣고 고령자가 모여 사는 외곽지역을 오간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동식 편의점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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