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외 더딘 긴축 움직임을 반영해 유럽 주변국 채권에 대한 비중확대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ECB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또 긴급팬데믹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규모를 적어도 내년 3월말까지 1조8500억 유로(약 2천500조원)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정책 결정문에서는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목표한 균형치에 다가갈 수 있도록 적절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지속하고,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ECB는 이날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6%로 0.6%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로 0.4%포인트 올렸다.

이와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PEPP의 긴급조치 성격을 감안할 때 ECB는 내년 3월이후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에 따른 유로화·이탈리아 채권수익률 급등 가능성을 야기할 빌미 제공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테이퍼 텐트럼은 중앙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때 금리·외환시장에서 변동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ECB는 5월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1년전보다 2.0% 상승했으나 곧 진정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12월 통화정책회의까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연초까지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ECB의 신속한 초완화정책 제거를 점쳤다. 그러나 ECB가 완화기조를 덜어내는 데 예상보다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균형잡기를 반영해 글로벌 채권포트폴리오내 유럽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또한 유럽 시장에서 핵심국인 독일국채 대비 주변국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