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원 규모 ‘1테라와트+알파’ 수주 배터리가 성장축…신규사업 박차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창립 60년을 한해 앞두고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전 경영진과 국내외 시장 및 언론 관계자 등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는 2017년 혁신 방향 제시,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 번째 행사로, 이번에는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 핵심인 배터리 사업 ‘1테라와트 +α’ 수주 역량에 기반해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미래 전략을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Carbon to Green’, 사업 중심축 전면 이동

김 총괄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이날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밝힌 바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스토리 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완성 전략을 공개했다.

김 총괄사장과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밝힌 핵심 전략은 ▲(Green Anchoring)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Green Transformation)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SK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 규모라고 밝힘에 따라 3개사로 늘어난 것이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 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 환산 시 130조 원 이상이다. 또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며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고,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2050년 이전 ‘탄소 순배출 0’ 목표…이사회 중심 거버넌스 확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를 ‘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핵심은 환경이고 환경의 핵심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며 이는 ESG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표한 SK이노베이션의 넷 제로 로드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탈 탄소 전략으로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감축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에 Net Zero 달성, 특히 Battery, LiBS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마지막으로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 친환경 투자를 통한 Net Zero 달성을 지향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김 이사회 의장은 “Net Zero 추진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의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기로 했다”며 “이는 SK이노베이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김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 발표된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ESG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선진 지배구조 구축이 가장 필수적”이라며 “이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회사 전략 방향성 설정, 실행을 관리 감독해 SK이노베이션의 스토리가 흔들림 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 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 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