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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제금융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변동성’

미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앞두고 하반기 기대감 낮춰야
  • 브라질 상파울루 증권시장 내부(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월가에서 꼽은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변동성이다. 세계 경제·통화정책을 좌우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방향은 위쪽이나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상반기 달콤한 상승을 만끽했던 주식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춰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며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자산시장의 과열 현상까지 포착되면서 각국의 통화당국은 정책의 정상화 준비에 들어갔다. 또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으로 통화정책의 정상화 논의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화당국의 조급하고 미숙한 대응이 나올 경우 세계 경제는 다시 둔화할 수 있다. 국가 간 불균형도 심화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불균형이 악화하면 자산시장은 거품 붕괴에 시달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도 장기적이고 높은 수준을 지속할 수 있다. 정책 당국이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6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언급돼 통화정책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한 자산 매각까지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연준이 매파적 경향을 드러냈으나 고용 중시와 평균인플레이션타게팅(AIT)의 기본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AIT는 물가 상승률이 단기간 2%를 웃돌더라도 평균적으로 2% 내외 유지를 목표로 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다만 고용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민감도는 높아질 것으로 주요 투자은행들은 진단했다. JP모건은 “연준이 더는 인플레이션 뉴스를 소홀히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FOMC 회의를 통해 지속적 물가 상승까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테이퍼링 시점을 결정짓는 변수는 고용 상황이다. 금리 인상은 물가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판단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하면 연준 대차대조표의 정상화 여부는 다소 불확실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준은 하반기에 테이퍼링과 관련한 공개적 신호를 시장을 향해 보낼 것이다. 투자은행들은 본격적인 테이퍼링 시기를 내년 초로 예상하고 금리 인상은 내년 3분기 혹은 2023년을 점치고 있다. 씨티는 빠르면 오는 11월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BCA리서치는 2024년 1월 또는 그 이후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비해 노무라는 대차대조표 축소 시점을 빨라야 2025년 내지 2026년으로 잡고 있어 대조적이다.

◆ 각국 금리인상 도미노…한은도 조기 인상說

상반기 중 원자재 상승으로 물가가 꿈틀거리면서 미국발(發) 긴축 신호가 올라오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속속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브라질·터키 등 신흥국은 물론 유럽 국가들도 반응했다. 부동산 급등으로 고용보다 물가 상승을 우려한 캐나다는 지난 4월 선진국 중 가장 먼저 테이퍼링에 착수했다. 원자재 수혜국인 브라질은 올해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6월에 4.25%까지 올려놓고 오는 8월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달 24일 멕시코도 기준금리를 4.25%로 종전대비 0.25%포인트 올렸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물가 상승률이 6%를 돌파, 목표치인 3%를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틀 앞서 체코와 헝가리도 나란히 긴축 캠프로 들어왔다. 서유럽 국가 중 아이슬란드는 지난 5월 0.75%에서 1%로 금리를 올렸다. 노르웨이도 오는 9월쯤 인상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흘리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이미 밝힌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인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인상설이 모락모락 흘러나오고 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자산 배분 시 기준 척도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반드시 편입해야 하는 필수품이다. 지난 3월 말 1.74%까지 상승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후 2개월간 1.6% 부근에서 횡보했다. 최근에는 1.5%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질금리를 나타내는 물가연동국채(TIPS)는 지난 3월 19일 마이너스(-)0.59%에서 고점을 형성한 후 6월 10일 -0.94%까지 하락했다. 6월 FOMC회의에서 2023년 2회 인상이 공개되자 -0.80%까지 반등했다.

투자은행들은 추세를 웃도는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연준의 유동성 완화기조 축소 등이 먼저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승 추세가 관측된다. 다만 외국인 수요와 인플레이션 향방의 불확실성 등이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펀더멘털상 경기회복 모멘텀은 2분기 중 정점을 지났다. 1분기처럼 가파르지는 않더라도 장기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BNP파리바는 “6월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의 변화는 위험 균형이 앞으로 더 높은 성장과 인플레이션, 낮은 실업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 18명의 금리 예상을 집계한 도표이다.

전문가들은 채권 수급과 시장의 심리 상황을 감안할 경우 빠르면 연말부터 재정수지 개선으로 중장기 국채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연기금과 외국인의 미국 국채 매수 증가는 수급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장기 국채의 안전자산 효용이 다소 떨어지면서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투자은행들은 “경제여건·통화정책·수급을 종합하면 하반기 중 10년물 금리는 1.8~2.0%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향방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통화정책 전망의 변화로 금리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요국 증시는 기업이익의 증가 모멘텀이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 국채 금리와 같은 무위험 이자율이 상승했으나 실적 개선과 주식의 위험프리미엄 하락이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주식에서 체감하는 위험인 주식 위험프리미엄은 가치 평가 시 할인율로 사용한다. 즉, 할인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주식 가치는 높아진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도 기업이익의 개선 흐름이 지속하겠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가치 평가 하락으로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월가에서는 성장주 비중이 높은 미국보다 유럽·신흥국 증시를 선호하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하반기 미국 증시의 평균 상승 폭을 4% 미만으로 전망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이다. 기관별로 다소 편차는 있으나 일각에서는 현 주가보다 낮은 목표지수를 제시하는 곳도 있다. 씨티는 미국과 유럽 증시에 대해 각각 5.3%와 6.6%의 하락을 점치고 있다.

투자은행은 평균적으로 미국은 2%, 유럽은 1%, 그리고 신흥국 증시는 8% 내외의 증시 상승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위험 요인으로 △ 신용투자 등 투자자의 수익추구 심화 △ 통화정책 정상화 또는 기업규제 △ 가상자산과의 접점 증가에 따른 변동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신흥국 증시의 경우 월가의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P모건은 신흥국 증시에 대한 목표지수를 올렸지만 BCA리서치는 비중 축소로 응수했다.

월가에서는 하반기부터 미국발 경기 회복 흐름이 신흥국 경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는 어느 정도 정점을 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그동안 뒤처졌던 신흥국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균형 잡기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JP모건은 하반기 중 신흥국 증시에 대해 상대적 수익 상회를 기대할 호재로 △ 미국 증시의 독주 종료 가능성 △ 원자재 상승 등 신흥국의 경상·재정수지 개선 △ 아직 과열되지 않은 투자자 비중 등 3가지를 꼽았다.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투자자들의 신흥국 시장에 대한 자금 배분은 역사적으로 볼 때 아직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JP는 “연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목표치를 1550포인트로 기존 목표치 대비 7%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 탄탄한 기업이익이 전망되기 때문에 선진국 증시대비 가치평가 승수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멕시코를 비중 확대 대상으로 올렸다. 반면 한국은 중립으로 낮췄다. 업종에서는 부동산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 독립 리서치기관인 TS롬바르드는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기류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는 반면 중국 주식과 한국 국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TS롬바르드는 경제 정상화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자산 배분의 재조정 기대감을 우호적 변수로 기대했다. 자산배분 재조정은 미국으로 쏠렸던 투자비중이 미국 외 지역인 유럽연합(EU)·신흥국 지역으로 이동하며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다.

롬바르드는 동남아 3개국을 제외한 주요 신흥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평균 1.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롬바르드는 “연내 금리 인상 없이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 발표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통화정책의 전환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흥국 증시 엇갈린 전망...낮은 백신 접종률이 관건

다만 신흥국 시장에 대해 전체적인 낙관보다 국가별로 다른 접근을 주문했다. 국가별로 보면 브라질, 인도, 러시아를 추천한 반면 중국의 경우 통화 긴축과 기술·금융업종에 대한 단속을 고려해 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중립이다. 투자 기간은 3~6개월 기준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조기 긴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BCA리서치는 신흥국 증시의 부진이 몇 달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부터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신흥국 증시 앞에 부정적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BCA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 연준의 긴축 시사는 앞으로 다가올 사건들을 알려주는 신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하반기에 미국의 고용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금리 전망도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이는 달러화를 상승시키는 반면 신흥국의 외환과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두 번째 잠재적 악재로 그동안 시행됐던 중국의 긴축 정책이 실물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BCA는“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재규제도 신흥국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신흥국부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6개월 기준으로 신흥국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장기투자자도 중립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앞서 BCA는 지난달 11일 한국 증시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이후 한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을 반영해 신흥시장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상반기 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위험과 보상의 상충관계(trade-off)는 절대적 기준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신흥국 증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앞서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BCA는 "아직 하향 조정되지 않는 다른 신흥 증시에 대한 수익 전망과 달리 한국의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수익은 이미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며"역발상 관점에서 한국 증시에 진입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수익 감소 우려는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신흥시장 전문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한국 비중을 기준치보다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BCA는 밝혔다.

pbw@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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