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박병우 기자]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을 수 있다고 JP모건이 평가했다. 특히, 델타 변이 환자 수가 빠른 시간 내 급증 후 다시 짧은 시간내 줄어든 인도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의 델타 변이 걱정이 너무 지나쳤음을 나타내주는 사례이다.

월가 최고의 전략가로 꼽히는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계량 분석가는 “지난달 영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환자수가 급증하자 경기 둔화 우려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변곡점을 포착하려고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26일(현지 시각) 지적했다. 최근 한 주간 영국의 환자 수 추이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는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를 증시에 적용하면, 가치주·리플레이션·경제 재개방 테마주로의 복귀를 독려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콜라노비치에 따르면, 영국의 델타 변이 환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망률은 지난 1월의 고점보다 95% 낮았다. 델타 변이가 세계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이다. 다만, JP모건의 경제 분석팀이 델타 변이 영향을 고려해 유럽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우려감이 높아졌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앞으로 수 개월간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고, 그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엄습한 것이다.

지난해 후반, 무차별적인 코로나19의 알파 변이 확산 때와 유사하다. 당시 유럽의 각국이 이동 제한을 적용했다. 지난해 10~11월 JP모건은 세계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 이를 종합한 수정치 지수가 급락했다. 그러나, 수 개월간의 이동 제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은 우려보다 짧고, 얕게 끝났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JP모건의 세계 GDP 성장률 수정치 지수는 곧바로 반등했다. 이동 제한에 따른 유럽 경제의 실질적인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미국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 성장률이 상향됐다. 분석가들의 기업이익 수정치에도 비슷한 궤적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경 하향 조정된 이익 전망치는 연말을 전후해 곧바로 상향 조정으로 돌아섰다.

콜라노비치는 “더구나 지금은 백신 보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EU(유럽연합)의 접종률이 60%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콜라노비치는 “이동 제한에 익숙해진 경제 주체와 백신까지 고려하면 첫 번째 알파 변이보다 이번 델타의 경제적 영향이 완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인도의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델타 환자 수가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다, 갑자기 뚝 떨어졌다. 관련 학계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으나, 최근 혈청 조사에 따르면 인구 중 2/3가 최소한 일정 수준의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도 델타 환자의 하락 속도는 경제적 악영향을 빠른 시간 내 수습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지난 4월 중순까지 추락했던 인도 증시(SENSEX)는 ‘V’자 반등을 시현중이다. 팬데믹인 만큼 상당한 신중함을 견지해야 하나, 인도의 교훈은 경제·시장에 대한 미미한 부정적 영향과 함께 신속한 상황 역전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복합 자산 전략과 관련, 연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목표치를 4,600으로 상향 수정했다. 반도체·자유 소비재·은행·에너지 업종을 추천했다. 금리 상승 시 성장 관련주에 대해 차익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저점에서 다소 상승했으나, 여전히 과도한 성장 우려감이 반영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9일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19%까지 떨어진 후, 전일 1.29%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5%로 고물가 흐름이 지속됐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이 기관투자가 등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중 51%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2% 수준으로 돌아오는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내로 대답했다. 그 다음은 2023년으로 응답한 비율이 24%로 집계됐다.

( 출처=JP모건 )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