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밥 수요 폭발…승부수 거는 식품업계

롯데백화점 노원점 미찬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1년을 훌쩍 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수십 년 동안 현대인의 바쁜 생활 패턴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집밥 수요가 꾸준히 줄어오던 것이 최근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를 줄인 ‘돌밥돌밥’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게다가 이번 여름 들어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고 저녁 약속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집밥과 배달음식 수요는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정마다 집밥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예년에 비해 다양한 집밥 메뉴들이 출시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인기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 내년 5조 원 규모로 성장

초간편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종합식품외식기업 스쿨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4조 원 규모였던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메뉴를 활용한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며 여름 시즌 특수 공략에 나섰다.

특히 방학과 휴가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간편식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간편식은 간단한 조리과정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어 아이들이 집에 있는 여름방학을 대비하기 위한 간식용부터 여름휴가 캠핑용까지 높은 활용도를 가지고 있다.

일단 폭넓은 연령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간편식 메뉴 떡볶이를 빼놓을 수 없다. 스쿨푸드 ‘국물떡볶이’의 경우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4월 마켓컬리에 입점돼 판매 중이다.

삼양식품은 로제불닭 간편식 2종 ‘로제불닭떡볶이’와 ‘로제불닭납작당면’을 출시했다. 로제불닭 간편식 2종은 토마토 소스에 크림을 넣어 만든 정통 로제소스 대신 한국인 입맛에 맞게 불닭, 고추, 그리고 크림으로 만든 ‘K-로제소스’를 활용한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하며 전국 편의점 및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고메’ 브랜드를 앞세워 중화 간편식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외식 전문점 수준의 깐풍기 맛과 품질을 구현한 ‘고메 바삭촉촉한 깐풍기’를 출시한 것이다. 지난 3월 내놓은 ‘고메 탕수육’과 함께 중화식 튀김요리 라인업을 확대하며 고메 짬뽕·짜장 등 ‘고메 중화식’ 제품들을 대형 카테고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반찬’도 백화점 식품관의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반찬 특성상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는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에 주거 상권을 중심으로 5개 점포에 4개 브랜드의 반찬 매장을 오픈했다. 잠실점 ‘마스터쿡’, 강남점 ‘맛있는 찬’, 건대 스타시티점 ‘예찬’ 등이 대표적으로 점포 특성에 맞는 지역 유명 반찬 브랜드를 도입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및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반찬류 제품 매출이 급격하게 오를 정도로 반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집에서도 다양한 반찬을 먹고 싶은 소비자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위해 식품업계에서는 앞 다퉈 반찬 간편식을 출시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이 CU 프로틴 간편식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편의점도 간편식…단백질 등 건강식으로 승부 건다

편의점업계도 간편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CU가 최근 고단백 상품에 대해 높아진 수요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SPC삼립과 손잡고 단백질 함량을 대폭 높인 프로틴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번에 CU가 출시하는 프로틴 간편식 시리즈는 ‘프로틴 치킨 샌드위치’, ‘프로틴 치킨버거’, ‘프로틴 샐러드 3종’ 등 총 5종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CU가 단백질 함량을 높인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헬린이(헬스+어린이), 홈트족(홈 트레이닝족)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몸매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전보다 고단백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CU에서 판매된 고단백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19년 99.5%에서 지난해 168.2%로 크게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도 무려 211.5%로 급증했다. 운영 품목 또한 지난해 12종에서 올해 40여 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1440억 원에서 지난해 246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도 3000억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이미 올해 봄부터 ‘건강 프레시푸드(Fresh Food)’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지난 3월 건강 간편식 통합상품 ‘칼로리라인업’ 4종을 동시 출시했다. 칼로리라인업 4종은 ‘290kcal두부면샐러드파스타’, ‘300kcal치킨스테이크도시락’, ‘305kcal곤약닭가슴살김밥’, ‘320kcal로스트치킨샌드위치’다.

GS25는 쌀이나 밀가루 등의 백색푸드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식 트렌드가 주목을 받자 낮은 칼로리에 영양까지 고루 갖춰 인기를 끌고 있는 두부면, 콜리플라워, 곤약, 통밀빵 등의 식재료를 활용했다. 제품 패키지 전면에는 칼로리 수치를 내세운 직관적인 디자인을 적용했고 파스텔톤의 통일된 컬러로 산뜻한 봄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초간편 식품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더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4일 간 개최된 국내 최대·아시아 4대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2021’(서울푸드 2021)에서도 초간편 시장에 대한 관람객과 참가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푸드 2021에 국내 연사로 참여한 안덕준 SPC팩 연구소장은 “식품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전자레인지용 식품 수요가 점차 늘면서 안전 관련 이슈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포장재와 함께 음식물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과연 인체에 해가 없을지에 대한 식품 안정성에 대한 관심도도 점점 더 증가할 것 같다”고 밝혔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