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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탄소중립 실현…‘파도’로 전기 만든다

파력발전 이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도 박차
  • 탐라해상풍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남동발전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경제 질서가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을 통해 ‘탄소 의존형 경제’를 ‘친환경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해양 분야에서는 무한한 바다의 잠재력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방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지난해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해양 에너지, 선박 에너지 효율개선, 친환경 대체 연료 등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인정받은 ‘파력발전’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태양광과 풍력, 파력 중심의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따라 각 산업군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적극적인 친환경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양 분야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파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발전’이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파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에 이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파력발전은 무엇보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섬 지역의 디젤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로 주목을 받아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기존 파력발전 방식은 먼 바다에 발전부를 설치해 송전 케이블을 까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파력발전 시스템을 개발한 소셜벤처기업 인진은 발전부를 육상에 설치해 초기 설치비용 및 운영비용이 크게 절약되는 파력 발전방식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인진은 SK이노베이션이 성장을 지원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 받아 KDB산업은행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인진은 최근 캐나다 연방정부와 유쿼트(Yuquot) 지역 내 파력발전 설비 설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인진은 이번 계약 체결로 내년 상반기까지 유쿼트 지역 내 연안부두에 파력발전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기초 설계작업을 수행한다. 이후 인진은 추가적인 계약을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유쿼트 지역 내 파력발전소 건설 및 설비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인진 관계자는 “연안형 파력발전 기술은 초기 설치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전력망이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며 “이번 계약 체결로 환경 분야 선도국인 캐나다 정부로부터 인진 파력발전 기술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인진은 베트남, 프랑스 등 해외 지역 파력발전 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인진은 SK이노베이션과 2019년 11월 베트남 안빈 섬 ‘탄소제로섬(Carbon Free Island) 프로젝트’로 베트남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한 바 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SV² 임팩트 파트너링’을 통해 인진에 25억 원을 투자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실증…상업화 추진

바다 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해상풍력도 빠질 수 없다. 해상풍력은 육상에 비해 바람 에너지가 풍부하고 대규모 발전단지를 건설하는데 유리해 주요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기존 고정식 해상풍력에 비해 단지 조성비용은 더 들지만 풍력자원이 풍부한 먼 바다에 설치함으로써 이용률과 주민수용성에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2009년부터 유럽 국가들과 일본이 미래 기술로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을 실증해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의 행보가 남다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모한 ‘8MW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개발’ 2단계 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에 두산중공업은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 한국남동발전, 제주에너지공사, 경남테크노파크, 고등기술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삼강엠엔티, 한국해사기술, 세호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간 진행된 1단계 과제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4곳 컨소시엄이 선정돼 실증 후보지 발굴, 설계기준 수립, 부유체 후보 검토 등을 수행했다.

2단계 과제에서는 1단계 참여 컨소시엄 간 경쟁을 통해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이 단독 선정됐다. 이번 컨소시엄은 앞으로 51개월 간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설계, 제작, 실증, 상용단지 발굴 등을 수행하며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과제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70억 원을 지원받아 진행된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과제에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8MW급 모델을 적용한다. 과제 실증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제주에 운영 중인 ‘파력-풍력발전 시험장’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2005년부터 풍력사업을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국내에 239.5MW 풍력발전기를 설치했고 이 가운데 96MW는 해상풍력이다.

정부도 해상풍력 보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산업부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 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을 일부 개정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상풍력의 REC 기본 가중치는 현행 2.0에서 2.5로 상향 조정됐다. 여기에 수심은 5m, 연계 거리는 5㎞ 증가할 때마다 0.4 가중치를 추가 부여한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다는 인증서로, 일종의 보조금 제도다. 소규모 사업자는 생산한 전력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REC를 발급받아 현물시장에 판매해 이익을 얻는다. 가중치가 높아질수록 REC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수익성도 높아진다. 정부는 3년마다 REC 가중치를 결정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수심 등 설치여건에 따른 높은 설비투자비를 반영했다”며 “철강·건설업 등 전후방 산업 연계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을 고려해 가중치를 대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력 등 기존 발전부지의 지속적인 운영·활용을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 종료 후 주기기를 교체한 설비에 대해 ‘발전차액지원제도 전환설비’ 가중치를 신설했다”고 덧붙엿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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