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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원] 취임 40주년 한화 김승연 회장과 ‘도전 DNA’ 이어받은 김동관 대표

과감한 M&A로 미래 먹거리 산업 영토 확장…닮은꼴 행보
  • 지난 1일 취임 40주년 맞이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재계 역사에 기록될 취임 40주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4단계 거리두기로 인한 엄중한 상황임을 감안해 특별한 행사 없이 2일 오전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했다는 것이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하다.

재계 7위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40년간 총자산 7548억 원에서 217조 원, 매출액 1조1000억 원에서 65조4000억 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재계는 이런 한화그룹의 성과가 김 회장 특유의 통찰력과 불굴의 도전 정신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인수·합병(M&A)은 한화그룹 성장사의 핵심으로, 김 회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형안과 뚝심을 대표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승연, 40년 전 취임식 때 밝혔던 목표 초과 달성

이미 김 회장은 40년의 도약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국내 유일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기업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항공우주 관련 기업들을 통해 열리는 ‘스페이스 허브’는 상상 속 우주를 손에 잡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야심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또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는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다.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최고 자리에 올라있는 방산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 계열사의 경우 선제적으로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김 회장은 40주년 기념식을 대신한 사내 방송에서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40년 전 취임식을 대신해 가졌던 신입사원과의 대담에서 “함께 보람 있는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자”고 말했던 김 회장의 포부가 실제로 모두 이뤄졌기에 더 의미 있는 소회로 다가왔다.

김 회장은 1981년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한국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워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에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 원의 우량 보험사로 탈바꿈시켰다. 또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키워냈다.

2015년에도 삼성의 방산 및 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깜짝 빅딜’로 재계를 놀라게 했다.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방산 부문은 명실상부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은 매출 20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오른쪽)와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가 되라”…글로벌 도약 추구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 역시 한화그룹 성장의 또 다른 핵심이다.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 거점은 469개로 증가했고 미미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6조7000억 원까지 확대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독려하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는 김 회장의 명언이 세간에 회자되기도 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화 브랜드는 셀 수 없을 정도다. 특히 방위 사업에서는 세계적 명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 UAM 사업 등 미래 사업에서도 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경영활동 전반에 녹아 있는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화그룹 임직원과 고객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끼고 중시하는 신용과 의리의 경영 철학은 지난 40년간 한화를 더 높이 도약하게 만든 핵심 정신으로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화 관계자는 “당사가 그동안 수많은 M&A를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불협화음이 없었다는 것도 신용과 의리를 중시한 기업문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피인수사 직원들에 대한 차별 없는 대우에 더해 상대 장점까지 배우는 열린 태도가 주효했을 텐데, 이 역시 김 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외적인 부분에서도 김 회장의 남다른 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최대의 예우를 직접 고민해 유가족 채용을 결정한 바 있을 정도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 특히 방대한 글로벌 인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돼 한미 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 인연으로 김 회장은 조지 H.W. 부시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자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 밖에 IMF 금융위기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으로 했던 일화나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시 전 직원 유급휴가 조치 등은 김 회장의 신용과 의리를 대표하는 사례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남몰래 보내온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지난 5월 31일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신용과 의리’ 유전자 받은 김동관의 공격 경영 주목

‘3세 경영’ 전면에 나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도 아버지인 김 회장 못지않게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친환경 사업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김 대표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었다. 한화솔루션 내 그린에너지 부문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과 모듈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로 발전소 개발 사업, 전력 판매 사업에 적극 진출하며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스페인 RIC에너지로부터 2019년 12월과 지난해 11월에 각각 940MW와 429MW 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포르투갈 최초로 에너지저장장치가 결합된 315MW 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전력 판매와 분산형 전원 사업에서는 지난 1월 독일 가정용 전력 공급 사업인 큐에너지(Q.ENERGY) 가입 가구수 10만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되기도 했다. 당시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절실한 과제여서 한화 측에 제안했고 김 대표가 조건 없이 수락해 이사회에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별 1호를 개발한 KAIST 인력들이 1999년 만든 기업이다. 지난 1월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한 데 이어 김 대표가 이사로 추천되면서 본격적인 협업이 이뤄지게 됐다. 특히 김 대표는 급여를 받지 않는다. 기존 경영진의 독자 경영을 보장하면서 쎄트렉아이 기술의 세계 진출을 돕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항공우주사업 경영의 첫 번째 덕목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자리 따지지 않고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마치 아버지인 김 회장의 아이콘인 ‘신용’과 ‘의리’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2013년 8월 한화큐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부임했다. 이후 마케팅전략실장(전무)으로 올라선 2019년 9월부터 최근까지 한화솔루션에서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었고 지난해 10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화솔루션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통합법인 출범 첫 해인 지난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석유화학 제품의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항공우주 산업으로 글로벌 승부수

한화솔루션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9조1950억 원, 영업이익 594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9.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017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케미칼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큐셀 부문은 단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대형 발전프로젝트 개발사업, 인공지능(AI) 기반 전력판매사업 확대로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김 대표가 지난해 후반부터 대표직에 올랐기 때문에 예전과 다른 무게의 성적표는 올해가 끝난 후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가 현실화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산업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 역시 그린에너지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에 향후 행보가 더 주목받고 있다.

일단 올해 상반기가 지난 시점의 한화솔루션 행보는 비범해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인 ‘RES Mediterranee SAS(이하 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7억2700만 유로(약 9843억 원)에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은 RES프랑스 개발·건설관리 부문과 약 5GW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한 계약 절차를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이번 RES프랑스 인수로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준 재생 에너지 사업권이 약 15GW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신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풍력 사업 역량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31일 ‘2021 P4G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하고 경제성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며 “한화는 작은 발전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이후 글로벌 톱티어 태양광 기업으로 성장한 한화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밖에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3월 세계적인 가스 터빈 업체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해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는 수소를 최대 65%까지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향후에는 수소 비율을 100%까지 늘려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예정이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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