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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비위 행위 ‘또’ 적발...불법 도박 사이트 신고 받고 방조

신고 묵살해 포상금 미지급...국민체육진흥공단 수사 의뢰 검토
  • (사진=스포츠토토 홈페이지 캡처)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국가가 허용한 도박’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의 잇단 비도덕적 운영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전직 스포츠토토 직원이 고객의 당첨금을 편취한 사실이 알려져 몇 달 전 논란이 된 데 이어 이번에는 과거 사업자가 불법도박사이트 신고를 묵살하는 등 사실상 사설 토토를 방조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스포츠토토를 관리 감독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당시 업무 기록이 상당부분 소실 돼 배상 자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단은 명확한 사실 관계를 통해 처벌을 위한 수사 의뢰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번 사업자가 바뀔 때 마다 반복되는 각종 비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근절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상금 아까워 불법 도박 사이트 신고 묵살?

12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작년 6월까지 5년간 스포츠토토를 운영했던 ‘케이토토’가 ‘불법스포츠토토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를 부정 운영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계 당국에 정식 수사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고센터는 사설 토토 등 불법 도박 웹사이트 정보를 신고 받는 곳이다. 케이토토가 신고를 고의로 묵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스포츠토토의 내부 비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세한 내막은 이렇다. 케이토토는 2015~2020년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와 운영자를 적발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했다. 신고 된 불법사이트를 조사한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정보를 전달하고 방심위가 사이트를 차단하면 제보자에게 1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포상으로 지급하는 게 케이토토의 역할이었다. 포상금은 케이토토가 토토 사업에서 얻은 수익에서 충당했다.

그런데 케이토토가 방심위에 불법사이트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아예 접수도 안 하는 등 비위 사실이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실태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민간 웹사이트는 방심위 심의를 통해서만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케이토토가 불법사이트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불법 토토 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불법도박사이트를 신고 받고 포상하는 것은 사행 산업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이 공단에 부여한 권한이기도 하다.

케이토토 직원이 신고센터 DB에 저장된 불법사이트 자료를 베낀 뒤 자기가 먼저 방심위에 접수한 사례도 적발됐다. 같은 불법사이트를 이 직원이 가로채면서 일반인들의 실제 신고는 기접수(겹치는 건)로 간주돼 기각됐다.

그러나 한 사람이 불법사이트 수천 곳을 한 번에 신고하자 이상하게 생각한 방심위가 조사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이 사람의 IP 주소가 케이토토 IP와 일치했던 것이다. 케이토토는 이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해당 직원을 지난해 해고했다.

공단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토토는 2018년 8월~2020년 3월 20개월 동안 불법사이트 신고를 7만건 이상 받았다. 이중 2703건은 증거자료 누락, 1만3141건은 기접수를 이유로 기각됐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비위 사례가 알려지면서 기각된 건 중 상당수가 케이토토에서 고의로 무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기 돈으로 포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케이토토 입장에선 신고를 최대한 많이 기각할수록 자기 이익이 극대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불법적 포워딩 사이트 포상금 8억여원도 근거 애매

의문은 아직 남아있다. 공단 자료에 따르면 케이토토는 2019년 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4개월 동안 매달 8000여만원, 총 11억원이 넘는 돈을 불법사이트 신고 포상금으로 썼다. 그런데 이 기간 포상으로 이어진 신고는 총 2만6135건이다. 포상 성공 횟수에 건당 포상금 1만원을 곱하면 2억6135만원이 총 포상금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8억원 더 많은 돈이 포상금 명목으로 나간 것이다.

공단은 “불법사이트와 연결된 '포워딩 사이트'가 다수 존재하므로 이를 적발하고 포상하는데 8억여원이 더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발된 포워딩 사이트가 실제로 몇 개였는지는 기록도 없고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8억여원의 포상금 지급에 대한 근거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일부 토토 이용자들은 지난 5년 동안 접수된 불법사이트 신고 내역을 전수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단은 일부 기록이 신고센터에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실태파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만약 횡령 등 혐의가 새롭게 드러나더라도 당사자인 케이토토가 현재 법인 청산 중이라 배상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공단의 입장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케이토토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민원에 “케이토토의 횡령이나 비리 등 추가적인 혐의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공단과 수탁사업자 간 피해 또는 피의사실 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예상 된다”고 밝혔다. 부당하게 못 받은 포상금에 대해서도 “기술적으로는 (케이토토) 담당직원이 고의로 누락한 신고 건과 중복, 요건 불비 등으로 인해 정상 누락된 신고 건이 구분 처리가 안 돼 누락된 포상금 지급 대상을 특정하는 것이 불가한 상황이다”며 사실상 배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스포츠토토 ‘먹튀’ 사업 오명 다시 도마 위로

스포츠토토는 연 매출이 약 5조원에 달해 일단 공단으로부터 사업권을 수탁 받으면 적어도 5년 동안 20조원 이상 수익을 안정적으로 당길 수 있는 ‘알짜’ 사업이다. 그러나 재계약에 실패하면 스포츠토토 사업을 계속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 사업자 입장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일단 확정된 기간에 최대한 수익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할 유인이 높다.

최근에도 전직 스포츠토토 직원이 투표권을 위조하고 8억원대 당첨금을 부당 취득한 사례가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표권 일련번호와 발권일자 등을 알아낸 뒤 수령 안 된 당첨금을 가져간 것이었다. 과거에도 스포츠토토는 1기 사업자가 정관계 로비 진상이 밝혀지면서 철수하고 2기 사업자는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로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시 됐었다.

이 때문에 스포츠토토 사업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자칫 월권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수탁사업자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다. 공단은 매년 1회 수탁 사업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비위행위가 충분히 걸러지지 않고 있다. 케이토토도 비위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경영을 효율화하고 수익률을 개선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횡령 등 비리가 수차례 발각되면서 관리 감독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토토에 이어 사업권을 받은 스포츠토토코리아는 “과거 사업자 문제를 인지해 불법사이트 신고·포상 절차에 검증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수탁 사업자의 비윤리적 경영 활동에 대해 강력하게 페널티를 제공하는 식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평가에서 윤리 지표의 가중치를 높이고 일탈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차기 사업자 선정에 큰 불이익으로 이어지도록 조정하면 사업자들도 지속적으로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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