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약 9조원대에 달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 나란히 설치된 4대 금융그룹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역대급 실적으로 ‘잭팟’을 터트린 KBo신한o하나o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중간배당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사 모두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지주사 전환 후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은 하나금융지주만 2005년부터 매년 중간 배당을 해 왔다. NH농협금융은 아직 중간배당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에 지방금융지주사들도 배당금을 작년보다 인상한 데 이어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9조원대…총 7648억원 중간배당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중간배당으로 총 7648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각 사당 총 배당규모는 △KB금융 2922억원 △하나금융 2041억원 △신한금융 1602억원 △우리금융 1083억원 순이다.

KB금융은 상반기(1~6월) 순이익 2조4743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KB금융은 주당 배당금도 750원으로 가장 많다. KB금융은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줄어들었던 배당성향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 3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성향이 30%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며 “이른 시일 내 그 수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1~6월) 2조44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에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모두 300원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연간 최대 2회까지만 배당이 가능했던 것을 최대 4회까지로 늘렸다. 신한금융은 앞으로 매 분기 이사회를 통해 분기배당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KBo하나o우리금융은 연 2회 실시되는 중간배당을 실시 중이다.

역시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한 하나금융은 주당배당액을 지난해보다 200원 늘려 700원으로 확정했다. 호실적과 보통주자본비율(14.16%)에 따라 배당총액은 KB금융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4.9% 급증한 순이익 1조4197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도 지주사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규모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1083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중간배당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연말에 재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배당제한 조치 해제로 중간배당 실시

이번 중간 배당은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실시했던 배당제한 조치를 지난 6월말 해제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라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을 20% 수준으로 축소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4대 금융지주사는 당국의 배당제한 조치 해제와 함께 발빠른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금융지주사들이 ‘주주들의 마음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금융권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높은 이자 수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을 포함한 국내 5개 금융지주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총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상승했다.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이다. KB금융이 작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조4743억원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신한금융은 35.4% 늘어난 2조4438억원, 하나금융이 30.2% 증가한 1조7532억원, 우리금융은 114% 급증한 1조4197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도 40% 증가, 순이익 1조2819억원이다. 역대급 실적과 함께 5대 금융지주사들의 합산 이자수익도 전년 대비 11%포인트 이상 늘어난 20조원대다. 가계부채가 연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 이자수익으로 ‘나홀로’ 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지방 금융지주사들도 뒤이어 배당금 인상할 듯

한편 4대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중간 배당을 결정하면서 지방금융지주사들도 올해 주당배당금을 지난해 대비 50%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올해 주당배당금은 582원으로 지난해(390원)보다 192원 늘어난다. BNK금융지주는 498원으로 지난해(320원)보다 178원 증가했고 JB금융지주도 올해 주당배당금 509원으로 지난해보다 135원이 더 많다. 금융권에서는 지방금융지주사들도 호실적에 따라 내년께 중간 배당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