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신규 투자 240조원·국내 180조원…투자·생산 통한 고용 유발 56만명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다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청년 고용과 중소기업 상생 등 미래 가치를 추구해 삼성의 미래를 개척하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과 5G·6G 등 네트워크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도체가 IT를 넘어 자동차 등 전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 간 패권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고령화 추세도 심화되며 바이오제약 산업은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이 됐다. 통상 분야에서는 경제 블록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양극화 심화 ▲평등과 공정 지향의 사회분위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두 등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향후 3년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돼 당사의 이번 발표는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 그리고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며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산업 주도권 확보 위한 투자 확대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한다. 삼성은 향후 3년 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 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이 가운데 180조 원을 국내에 투자키로 했다.

삼성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며 과감한 인수합병(M&A)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선단공정 조기 개발 ▲선제적인 투자로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메모리는 기술은 물론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혁신적인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해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선단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향(向)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대 및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절대우위 리더십을 유지·강화키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한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패권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삼성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절대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사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CDMO·바이오시밀러 강화 통해 제2 반도체 신화

삼성은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공장 3개를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섰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 분야에서 절대우위를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바이오산업에서 바이오시밀러와 CDMO 강화를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출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통신·AI·로봇·슈퍼컴퓨터 등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강화

삼성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은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삼성은 AI, 로봇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할 계획이다. AI 분야에서는 전 세계 거점 지역에 포진한 ‘글로벌 AI센터’를 통해 선행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성능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지능형 기기를 확대하는 등 연구와 일선 사업에서 모두 절대우위 경쟁력을 확보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미래 유망 사업의 하나로 각광받는 로봇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하고 첨단산업 분야 설계와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2일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 행사에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이 신규 5G 솔루션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 세대 고용·기회 창출…함께 성장·혁신하는 생태계 조성

삼성은 한국 인재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직접 고용을 늘리는 것은 물론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을 지원해 청년들 혁신 역량이 기업과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은 향후 3년 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상 3년 간 고용 규모는 약 3만 명이나 첨단산업 위주로 고용을 확대키로 했다. 향후 3년 간 삼성의 국내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56만 명 등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회안전망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삼성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 및 양극화 해소를 지원키 위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혁신과 상생 방안도 내놨다. 삼성은 미래성장의 기틀이 되는 기초과학 역량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지원도 확대했다.

삼성은 이미 2013년부터 10년 간 기초과학, 소재, ICT 등 3대 분야에 1조5000억 원을 조성해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삼성은 산학협력과 기초과학·원천기술 R&D 지원을 위해 최근 3년 간 30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향후 3년 간은 3500억 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은 국내 중소기업 제조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효과가 입증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그동안의 기초 단계 지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중소기업 제조 역량을 고도화, 내실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중소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를 지속 운영하는 한편 우수 협력사 대상 인센티브와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사 지원을 위한 민관 R&D 펀드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또 삼성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우리 사회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CSR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