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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위드 코로나’에 대비하는 유통업계

유통가, 짙은 구름 걷힐 것…소상공인 부활은 ‘의문’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수도권 회원들이 지난 15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던 유통업계가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정부가 ‘위드(With) 코로나’ 정책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일단 백신 접종률이 고령층은 90% 이상, 성인층은 80% 이상이 돼야 한다는 기준도 포함돼 있다.

일단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 초에 접어들었을 때도 하루 확진자 수가 지금처럼 네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면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백화점, 면세점, 마트 등의 유통업황이 대부분 지난 7월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후 지난달 말까지 내리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짙은 구름이 걷힐 여지는 있어 보인다.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될 ‘위드 코로나’는 기회?

이번 추석 연휴에는 평소 자주 모이지 못했던 가족이나 친지들이 명절에 모두 모여 정을 나누던 예전 풍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수도권과 제주는 4단계, 그 외 지역은 3단계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다. 결국 이번 추석 명절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선물만 전달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유통업계의 명절 특수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7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50% 신장했고 전체 추석 선물 매출 중 온라인 매출 구성비도 4% 포인트 증가한 16%를 차지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2년째 계속되는 비대면 추석 분위기가 전반적인 유통업계에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유통업계가 어느덧 비대면 명절 분위기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오히려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예전에 없었던 특수를 경험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졌다”고 밝혔다.

어쩌면 유통업계에게 위드 코로나는 이미 현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제는 독감 등의 다른 전염병처럼 일상에서 동행한다는 뜻이다. 유통업계는 수시로 바뀌는 소비 형태를 예측한 후 실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주력해왔고 앞으로 펼쳐질 위드 코로나에도 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여행·항공산업이 살아나고 손님이 끊겼던 오프라인 대면산업도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이 주축인 외식업 등의 자영업자들에게는 부활의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이미 시도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여행안전권역 국가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다. 당연히 여행·항공산업과 오프라인 쇼핑산업까지 되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위드 코로나 전환은 거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위축됐던 백화점, 면세점 등까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 채널 중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해 대형마트(0.3%)나 편의점(6.2%)은 물론 온라인(16.1%)까지 뛰어넘었다. 분명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고가 제품에 대한 보복 소비가 되살아난 것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 시 이 기세는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뀐 소비 형태…‘위드 코로나’ 효과 제한적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 환경이 혼합된 형태로, 오프라인 유통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는 있지만 이미 최근 수년간 소비 형태가 바뀐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품 구매는 온라인화가 더 심화됐고 코로나19로 인해 마지막 남은 소비층까지 비대면 소비 형태로 급격히 전환된 사실이 문제라는 것이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주축인 곳 중에서도 드라이브 스루나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는 패스트푸드·치킨업계, 그리고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 시기의 수혜 기업군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들은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 및 온라인 전략에 더욱 주력할 것이고 여력이 있는 다른 외식업도 이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커머스·배달앱 등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기세는 전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소상공인의 성장 동력이 급격하게 채워질 것 같지는 않다. 일반 외식업의 경우 배달이나 포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반적인 영업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메뉴 특성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인화, 무인점포 등의 대안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는 지난 2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공존 시대, 방역 체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입장’을 발표했다. 방역 수칙은 엄격히 적용하면서도 경제활동은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는 새 방역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길어지고 지난 7월부터 최고 수준의 거리두기 단계가 지속되면서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 이후 24만 명이나 줄어든 반면,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는 1인 자영업자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이어 “사실상 집단면역 형성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획일적인 방역 정책은 소상공인의 피해만 키우고 방역 효과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면서 “마스크 쓰기와 같은 생활방역은 엄격하게 하면서 경제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코로나19 공존 시대에 대한 소상공인 인식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6.8%가 방역 체계 개편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전체 응답자의 91.4%가 지난 7~8월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답변했고 63%가 현 방역 체계가 지속될 경우 휴·폐업을 고민(심각하게 고민 26.0%, 약간 고민 37.0%)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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