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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의 탄소중립 생존 전략…친환경 보폭 빨라져

'모듈러’ ‘제로에너지’ 등 친환경 공법 및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시장 확대
  •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기후위기에 대비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건설업계도 친환경 사업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파리 기후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배출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를 37% 줄이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하는 등 국내외 시장이 친환경 기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다. 건설 현장에선 폐기물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공법부터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분야 등 전 방위에서 환경 혁신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6층 이하만 적용하던 ‘모듈러’ 공법 13층에 처음 적용
 
건물 일부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은 일반 철골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20~50% 단축하고 소음과 분진, 폐기물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구성과 고비용이 걸림돌로 작용, 국내에선 6층 이하 저층 건물에서만 활용된 한계가 있다. 건축물이 화재에 견디는 내화(耐火) 기준이 고층 건물일수록 까다롭다 보니 기둥, 보, 슬라브 등 주요 구조물과 마감재가 많이 쓰여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금강공업은 이 같은 한계를 깨고 국내 첫 중고층 모듈러 건축에 착수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도시개발공사(GH)가 발주한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오는 11월 착공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13층 높이로,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지는 국내 최고층 건물로 주목받고 있다. 하중이 집중되는 지하~2층은 일반 아파트처럼 철근콘크리트 방식으로, 지상 3~13층은 외부에서 제작해온 모듈을 레고 블록을 쌓듯 조립해 지을 계획이다. 준공은 내년 말로 정해졌다.
 
지난 2012년 모듈러 건축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금까지 건설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획득하며 독자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사업본부에 스마트건설 기술선도 조직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는 모듈러 기술을 활용한 중요 국책사업에도 잇따라 착수하면서 실용화에도 성큼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구로구 가리봉동에 지하 3층~지상 12층 높이 모듈러주택을 짓게 됐다. 전용면적 20㎡ 246가구 규모에 달해 모듈러공법으로 건설되는 단일 건축물 중 최대 규모다.
 
에너지 자체 생산하는 ‘제로에너지’ 공법도 확대
 
시공 원가가 비싼 탓에 공공기관 청사에만 제한적으로 존재했던 제로에너지 건축물도 점차 민간 영역으로 외연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자체 생산해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운영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말한다. 단열재와 고효율설비, BEMS(종합 에너지관리 시스템)를 통해 유지관리하고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설비를 도입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는 국내 준공된 비주거시설 중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받은 첫 번째 건물이다.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인 이 건물은 삼중 창호, 외피면적 최적화 등 건축기술이 적용돼 에너지자립률 27.77%를 달성하면서 2018년 인증을 받았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한 경기 ‘과천 위버필드’ 아파트는 지난 1월 녹색건축인증 최우수 등급 및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을 함께 받았다. 특히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은 에너지자립률 158%, 에너지 효율 1+++등급을 획득, 기준보다 한결 높은 성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 1등급을 받았다. 이 시설은 별도의 전기나 가스 공급 없이 태양광 설비만으로도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모두 충당할 수 있게 했다.
 
대규모 플랜트 시장에도 부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하는 플랜트 시장 역시 다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석유, 석탄 등 탄소배출 업종 외에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플랜트 분야로도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 지난 4월 6일 열린 음성 수소연료전지 융복합발전사업 투자협약식. (사진=대우건설 제공)
지난 4월 대우건설과 충청북도 등은 ‘충청북도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 약 1조5000억 원 규모인 이 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연료전지 발전소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시간당 200메가와트(MW), 연간 약 17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5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대우건설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영월에코월드 사업을 지난 5월 착수했다. 오는 2023년에는 시간당 46.2MW, 연간 73GWh를 발전하는 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안산 반월 염색단지 내 폐수처리장에 폐수 슬러지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생산플랜트 건설에 나선다. 폐수 내 침전물로 연간 2만2000톤 규모의 수소와 이산화탄소, 스팀 등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SK에코플랜트는 한국지역난방기술, 두산중공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가스터빈을 이용한 열병합발전 플랜트 설계 기술 확보에 나선다.
 
롯데건설과 현대차증권은 성동 논산일반산업단지, 국방산단, 공공하수처리장 및 소규모 산단 등 10곳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 수소충전소와 스마트팜, 자원재활용수소생산 등 에너지 기반시설 조성도 계획 중이다. 이 사업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수소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건축 자재 중 하나인 철강은 제조사들의 혁신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제철소의 고로에 수소를 넣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2030년까지 100만 톤급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4일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통합 브랜드인 ‘그린어블(Greenable)’을 론칭했다. 그린어블은 풍력, 태양광, 수소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수송, 저장시 적용되는 전문적인 철강제품과 솔루션을 통합한 브랜드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9월 부산공장에 컬러강판 전문 생산라인인 'S1CCL'(Special 1CCL)를 준공하고 '럭스틸 D-FLON' 등 고선영·고광택 제품 생산을 본격 확대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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