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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테슬라’ 자율운항선박, 해양 강국 각축전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2025년 180조 원 규모로 급성장
  • 노르웨이 비료회사 야라 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는 자율운항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버클랜드’. (사진=야라 인터내셔널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자율운항선박이 최근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센서 등 모든 디지털 핵심기술을 융합해 선원 없이 스스로 최적항로를 설정하고 항해할 수 있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해양수산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올해 95조 원에서 2025년 180조 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세계 조선업계는 자율운항선박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가장 앞서있는 곳은 유럽이다.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2012년부터 자율운항선박 기자재 및 시스템 개발에 매진해 2017년 세계 최초로 원격운항에 성공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일본이 비교적 빠르게 이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바다 위의 테슬라’…유럽이 선도하고 일본, 중국이 추격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조선업계도 AI, 빅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율운항선박은 선박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다는 점에서 ‘바다 위의 테슬라’로 불리고 있다. 조선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자율운항선박 부문에서는 일단 유럽 국가 등이 먼저 치고 나간 상황”이라며 “심지어 노르웨이의 콩스베르그는 현재 실선 건조 단계에 와 있고 2018년 롤스로이스 상선 부문을 인수 합병하면서 무인 선박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비료회사 야라 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는 자율운항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버클랜드’는 올해 본격적인 상업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핀란드도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12월 핀란드 국영 선박기업 핀페리는 롤스로이스와 협업해 완전 자율운항선박 ‘팔코’를 개발하고 승객 80명을 태운 뒤 시험 운항을 성공했다.

일본과 중국도 자율운항선박 기술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일본은 2012년부터 조선업계 모두가 참여하는 ‘SSAP(Smart Ship Application Platform) 프로젝트’를 통해 선박 데이터 표준화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나섰다.

선박의 데이터를 수집·공유하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2025년까지 250척의 스마트 선박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세계 최초로 상선의 자율운항에 성공한 나라이기도 하다. 2019년 NYK는 2만 톤급 자동차 운반선 ‘아이리스리더호’ 시험 운항을 성공한 바 있다.

중국도 2019년 홍콩과 마카오 구간에서 무인 자율운항 선박 ‘근두운 0호’ 시험 운항을 성공한 바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자율운항선박 개발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조선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2016년부터 유럽과 공동으로 스마트 선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력, 연료비 절감과 사고나 테러 위협 방지 효과 기대

자율운항선박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이유는 경제성에서 큰 장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KT 엔터프라이즈의 ‘자율운항선박 해외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선박 운용비용에는 인력과 연료비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무인 운항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인력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와 함께 최적 운항 경로로 운행해 연료비가 절약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선원에게 필요한 공간을 최소화시킬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다. 특히 전체 해양 사고의 82%를 차지하는 인적 과실로 인한 사고와 해적·테러에 의한 인명 피해도 감소해 선박 운항의 안전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주요 해양 강국들은 자율운항선박의 기술개발 외에도 제도적 장치 등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는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자재 기업, 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많은 프로젝트와 개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한 법률·제도·안전규정에 대한 정비 역시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면적의 자율운항선박 시험 해역을 건설 중에 있다. 1단계는 21.6㎢ 넓이로 우선 조정하고 2단계는 750㎢까지 확장하는 세계 최대 시험해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아시아 최초 무인선 시험해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 교통에 관련된 국제적 표준 규범을 수립하는 국제해사기구(IMO)는 인간과 상호작용 없이 다양한 자동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을 자율운항선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IMO는 자율운항선박의 자율화 등급을 레벨1~4로 규정하고 있고 당연히 레벨4가 완전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의 자율화 등급도 자율주행차를 분류하는 단계와 비슷하다”면서 “다만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보다도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래 새로운 선박을 개발할 때마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모두 협력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각국 정부의 정책 수립은 물론 국가간 원활한 연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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