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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늦은 조선 ‘빅3’, 자율운항선박 본격 개발 시작

친환경 선박으로 역대급 호황 누려…‘자율운항’ 퍼즐 찾기 나선다
  • 현대중공업그룹 사내벤처 아비커스가 지난 6월 16일 경북 포항운하에서 12인승 크루즈선박 완전 자율운항 시연회를 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13년 만에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2452만CGT 중 1088CGT(267억 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4%, 2019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조선 호황기였던 2006~2008년 이후 최대 수주 실적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이러한 성과 달성에는 한국 조선업계가 선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선박 수주 실적이 큰 기여를 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다소 늦은 출발을 보인 자율운항선박 분야에서도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친환경선박 시장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로드맵’ 발표한 정부, 2030년 ‘완전자율’ 상용화 목표

국내 조선업계의 상반기 성과 달성에는 한국 조선업계가 선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선박 수주 실적이 큰 기여를 했다. 고부가가치선박 전 세계 발주량 1189CGT 중 723만CGT(61%)를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한 것이다. 이는 국내 전체 수주량 대비 66% 수준이다.

산업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 세계 발주량의 100%를 수주했다. 운임상승에 따라 발주가 증가한 대형 컨테이너선은 81척, 초대형유조선(VLCC)은 27척이다.

친환경 연료 추진선(LNG, LPG, 에탄, 메탄올, 바이오퓨엘을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경우 수주는 전년 동기 53만CGT 대비 806% 증가한 480만CGT로 전 세계 발주량(685만CGT)의 70.1%에 달한다. 특히 이 비율은 최근 3년간 매년 상승하며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경쟁우위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율운항선박의 경우는 좀 더 속도를 내야 할 분야로 보인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2030년까지 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함으로써 이 시장 역시 장악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산업부는 2019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고 지난해부터는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특히 해양수산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촉진과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자율운항선박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마련하고 지난 1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고했다. 자율운항선박은 한국판 뉴딜정책 중 해운 분야의 디지털 뉴딜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해수부는 이번 로드맵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 자율운항선박 등급 기준을 고려하는 동시에 운항방식, 정비방식, 운항해역 등 3가지 변수를 조합해 3단계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산업 활성화와 해양안전 확보를 위해 총 4대 분야, 31개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도출된 시나리오 중 1단계는 2025년까지 ‘부분운항자율’, 2단계는 2030년까지 ‘운항자율’ 단계를 달성하고, 2030년부터는 3단계 ‘완전자율’ 단계, 즉 상용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은 향후 해운물류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의 유망 신산업으로 해운 분야뿐만 아니라 항만과 조선 등 관련 산업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다소 늦게 진입한 자율운항선박 시장이지만 국내 조선 빅3를 중심으로 상용화만큼은 뒤처질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 다 있었던 ‘조선 빅3’…상용화는 언제?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빅3 조선사들 역시 자율운항선박과 관련한 기술을 상당부분 확보한 상황이다. 일단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인 아비커스가 국내 최초로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지난 6월 16일 경상북도 포항운하 일원에서 열린 ‘선박 자율운항 시연회’에서 12인승 크루즈 선박을 사람 개입 없이 완전 자율운항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총 길이 10㎞ 포항운하는 수로 평균 폭이 10m로 좁은데다 내·외항에 선박이 밀집돼 있어 복잡하고 까다로운 운항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레이저 기반 센서(LiDAR)와 특수 카메라 등 첨단 항해보조시스템을 선박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선원 없이도 해상 날씨와 해류, 어선 출몰 등 다양한 돌발 상황에 선박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아비커스는 이번 시연회 성공을 바탕으로 자율운항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여객선과 화물선 등 모든 선박에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선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기술을 통한 대형상선의 대양 횡단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체 개발 스마트십 플랫폼인 DS4가 미국 선급 ABS사로부터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PDA(Product Design Assessment) 인증을 획득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번에 획득한 PDA 인증은 제품 인증으로 실제 선박에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고 강화된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켜 품질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PDA 인증은 자체 스마트 플랫폼 사이버 보안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현재 이 분야에서 획득 가능한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자율운항선박이 해킹될 경우 상당한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이버 보안 시스템은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실제 해상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자율 운항하는 두 척의 선박이 서로를 인지해 자동으로 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이 자율운항선박간 충돌회피 실증은 지난달 2일 한국 최서남단에 위치한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역에서 삼성중공업과 목포해양대가 함께 진행했다. 실증에 참여한 선박은 목포해양대 9200톤급 대형 실습선인 ‘세계로호’와 삼성중공업 300톤급 예인선 ‘SAMSUNG T-8’다.

이들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SAS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고 2019년에 원격 및 자동 제어 기술 등 핵심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현재는 내년 SAS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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