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등 특수 노리는 유통업계…17개 시·도까지 발 벗고 나서

명동에 내걸린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유통업계가 한발 빠른 동절기 마케팅에 돌입하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쇼핑 축제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11월 1~15일)’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다. 이어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光棍節)가 오는 11일, 미국 최대 쇼핑 행사 ‘블랙프라이데이’가 오는 26일에 막을 올린다.

당장 오는 11일에는 ‘빼빼로 데이’에 대응해야 하고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다음달 ‘크리스마스’까지 연말 특수를 위한 준비도 마쳐야 한다. 마침 이번 달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됐다. 현재 유통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망친 것들을 이번 연말에 모두 만회하겠다는 절박함까지 느껴진다.

핼러윈으로 워밍업…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X-마스까지

사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동절기는 모든 업계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시기다. 계절 전환에 따른 수요층에 변화가 생기고 연말을 맞이해 연간 실적도 정리해야 하는 만큼 원래 부담감이 큰 시기다. 특히 유통업계는 소비자 ‘월동 준비’ 시기와 맞물려 거의 직접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위드 코로나가 시작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먼저 대형 쇼핑 축제인 코세페가 첫발을 떼고 본격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코세페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가 후원하는 2021 코세페가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오는 15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코세페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코세페는 참여 기업이 지난달 28일 기준 2000개사를 돌파해 지난해 1784개사를 뛰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통기업은 물론 많은 제조기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가전제품, 스마트폰을 포함한 IT제품, 자동차·타이어, 의류, 화장품, 가구, 식기 등 다양한 대표 소비재에 대한 특별 할인전도 진행돼 소비자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는 패션 상품 할인 행사와 최대 36% 사은 혜택 및 쿠폰 이벤트를 선보인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식료품, 농·축·수산물, 가전, 의류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G마켓·11번가·롯데온·인터파크 등의 온라인기업 527개사는 최대 70% 할인·30% 할인쿠폰 제공 등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가전·디지털업계는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74개 기업이 참여해 TV, 냉장고, 세탁기 등 인기 상품 등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는 주요 차종을 대상으로 특별 할인과 사은품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금호·넥센 등의 타이어 3개사는 사계절 및 윈터 타이어를 20∼40% 할인 판매하며 주유권 등 사은품도 증정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핼러윈 데이 때도 확인할 수 있었듯이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보복 소비에 따른 유통업계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다가 극도로 침체됐던 여행·레저 관련 업계의 매출 상승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대형 연말 특수가 계속되고 심지어 빼빼로 데이와 수능 특수도 유통업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할인쿠폰 활용한 지역별 다양한 할인 행사도 줄이어

지역경제, 골목상권 활력 회복을 위해 정부도 17개 시·도와 힘을 모아 이번 코세페 총력 지원에 나선다. 먼저 17개 시·도는 ‘서울 중소상공인 우수제품 판매전’(10월 29일~11월 15일), ‘대전 온통세일 축제’(11~12월), ‘광주 세계김치축제’(10월 29일~11월 14일), ‘대구 전통시장 세일 페스타’(11월 1~15일), ‘제주 탐나는 특별할인전’(10~11월) 등 지역 특색을 담은 소비 진작 행사를 개최한다.

정부도 농축수산물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을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인쿠폰 발행, 다양한 온·오프라인 기획판매전 개최 등을 지원한다. 특히 5차 재난지원금, 상생소비지원금 집행 등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활성화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코세페에 온누리 상품권 할인율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하고 지역사랑상품권 공급을 평소의 3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17개 시·도도 행사 기간에 맞춰 지역별 소비 진작 행사를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먼저 골목상권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판매전 및 행사가 진행된다. 서울 중소상공인 우수제품 판매전이 진행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주요 백화점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내에 약 2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중소기업 우수제품 판매전인 ‘득템마켓’을 개최한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전통시장 판매 촉진 지원을 위해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사이트에서 전통시장 상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 쿠폰을 제공한다. 유통업계에서는 각 업태별로 온라인 기획전, 상품권·사은품·경품 증정 등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광역시 차원에서도 다양한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대전시는 11~12월 두 달간 온통대전 온라인몰에서 역대급 할인 행사인 ‘온통세일’을 개최한다. 우선 온통대전몰에서는 신규 회원과 첫 구매 회원 선착순 4500명에게 2만 5000원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5000원 상당 ‘코세페 웰컴쿠폰’이 발행된다.

또 ‘코세페 쇼핑지원’ 이벤트로 3만 원 이상 구매자 선착순 3500명에게 7000원 쿠폰 2장이, 온통꽃과 e북 등 특정품목을 1만 5000원 이상 구매한 선착순 350명에게 3000원 쿠폰 1장이 제공된다.

매일 특정상품을 선착순으로 구매한 50명에게 최대 1만 5000원의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는 ‘반값 딜’ 행사도 마련됐다. 5만 원 이상 구매자 선착순 2021명에게는 ‘적립금 페이백’ 5000원이 지급된다. 특히 온통대전으로 결제하면 최대 100만 원 15%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광주시는 지난달 29일 광주김치타운에서 세계 김치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제28회 광주 세계김치축제는 오는 14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오는 13일과 14일에는 김치타운에서 ▲김치 직거래장터 ▲김치 플리마켓 ▲어린이 김치 담그기 체험 ▲전통발효식품 체험 ▲김치 버스킹 ▲추억의 오징어게임 등 ‘세계를 잇는 광주김치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 밖에 ▲인천 전통시장 장보러 가는 날(10~11월) ▲경기 세일페스타(11월 1~15일) ▲울산 세일페스타(11월 1~15일) ▲경남 세일페스타(10~12월) ▲굿-Bye 코로나, 굿-Buy 충북(10~12월) ▲세종 골목상권 세일페스타(11월 1~15일) ▲전남 세일페스타(10~12월) ▲전북 세일페스타(11월 1~15일) ▲코리아세일페스타 with 경북(11월 1~15일) ▲강원 세일페스타(10월 15일~11월 30일)가 전국에서 열린다.

전국 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해외로 진출하는 빼빼로 데이와 즐기는 MZ세대의 수능 특수

빼빼로 데이와 수능 날도 연말에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명절’이라고 불리는 핼러윈 데이와 함께 이미 젊은 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즐기는 문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기념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빼빼로 데이를 주도하고 있는 롯데제과는 빼빼로 데이를 맞아 카자흐스탄, 러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새로운 빼빼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 흥행하고 있는 빼빼로 데이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광고 슬로건은 ‘Let’s get closer together’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록 몸은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만큼은 좁히자는 뜻에서 빼빼로를 통해 서로 간의 안부를 전하자는 내용이다.

광고는 국내와 동일한 내용으로 영어 및 현지 언어로 번역돼 공개됐다. 올해 카자흐스탄에서는 전국 7개 TV 채널에 광고를 방영한다.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빼빼로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전개하고 현지 유명 아이돌의 온라인 콘서트를 지원하기도 한다. 알마티 쇼핑몰 광장에는 빼빼로 벽화를 제작·전시하며 빼빼로 데이 당일인 오는 11일에는 빼빼로 리무진을 활용한 카 퍼레이드를 시행하는 등 대대적인 오프라인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을 통한 온라인 홍보에 집중할 예정이며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신문, 배너,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광고 캠페인이 전개되는 중이다. 현지 주요 체인점 55개소에 빼빼로 전용 매대도 설치돼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수능 마케팅도 어느 때보다 활발한데 주로 식품업계가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는 수능을 앞두고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합격 기원 메시지를 담은 수능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대표 제품은 ▲합격 왕관 구겔호프 ▲술술 풀리는 바움쿠헨 ▲철썩 붙어라! 초코 떡카롱 등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간식을 구성한 선물세트와 수능 대표 선물인 찹쌀떡을 파리바게뜨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제품도 선보인다.

KGC인삼공사는 본격적인 2학기 등교수업과 수능을 앞두고 자녀들의 면역력과 체력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능을 앞둔 9~11월 정관장 청소년 전문 브랜드 ‘아이패스H’의 월평균 매출이 1~8월 월평균 매출보다 11% 가량 높은 것에 착안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치하게 생각하거나 특정인만 참여하는 기념일 정도로 생각하던 빼빼로 데이와 수능 날이 MZ세대의 즐기는 문화에 힘입어 전 업계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빼빼로 데이의 경우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향후 제과·제빵 등의 식품업계가 K-콘텐츠 인기에 합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