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컴퓨팅 장비에 친환경 전력 공급 ‘랜시움’ 지분 인수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한화솔루션이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 전문 기업인 미국 스타트업 랜시움 테크놀리지(이하 랜시움) 지분 인수에 나선다. 미국과 유럽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위해 IT 기반 전력 운영 노하우를 확보,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24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랜시움에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랜시움 이사회에 의석을 확보해 향후 경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랜시움은 2017년 미국 벤처 투자가인 마이클 맥나마라가 설립한 전력 관리 전문 기업이다. 이번에 대대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한화솔루션 등으로부터 총 1억 5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랜시움은 앞으로 텍사스 북서부 애빌린시에 데이터센터를 조성한 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최적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핀테크, 가상 화폐 채굴 등 전력 소모가 많은 고성능 컴퓨팅 장비를 운영하는 IT 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랜시움은 텍사스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로부터 선제적으로 값싼 전력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개발한 전력 관리 소프트웨어인 ‘랜시움 스마트 리스폰스’(Lancium Smart Response)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2021년 한화솔루션 주요 투자 현황. (자료=한화솔루션 제공)
이를 위해 현재 텍사스 전역에 총 951만㎡(약 280만 평)의 토지를 매입,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데이터 센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랜시움이 구축한 데이터 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은 가격이 비싼 시간대에는 전력 소모가 높은 컴퓨팅 장비의 가동을 줄여 남는 전력을 지역 전력망에 판매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랜시움의 전력 관리 노하우를 활용, 친환경 에너지 사업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IT 환경 고도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 설립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데이터 센터에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랜시움 지분 인수를 계기로 IT 기반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 기업은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 젤리)를 인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수록 효과적인 전력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면서 “태양광 분야에서 10년 넘게 쌓은 재생 에너지 사업 역량을 살려 친환경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