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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놓고 또다시 맞붙은 카드업계 vs 금융당국

비용 재산정 주기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될지 관건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참석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카드 수수료 인하를 놓고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이 또다시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도 카드 수수료율이 낮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에 카드사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인하된 수수료율 때문에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 등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수수료율 인하가 적절하다며 반기는 반응이다.

국내 가맹점 중 연매출이 3억 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현재 0.8%의 카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연매출 30억 원 이하의 가맹점까지는 중소가맹점으로 보고 1.6%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이처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곳은 전체 가맹점의 96%에 달한다.

현행 카드 수수료율은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의 논의를 거쳐 3년마다 재산정되고 있다. 정부는 수수료율 산출을 위해 카드사의 적격비용 산정기준에 따라 회계법인을 통해 원가분석 작업을 진행한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일반관리비용 ▲조정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금융위, 이달 말 당정협의 후 카드 수수료 개편안 발표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당정협의를 거친 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한다. 당정협의 후 오는 29일께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는 방침이다. 이 개정안에 내년 1월31일부터 3년간 적용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이 명시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3년간 카드사의 적격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렵다는 점과 카드사와 영세 자영업자간 수수료 협상력에 차이가 크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격비용 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공정하게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가 우려될 뿐 아니라 당국의 판단이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사무금융노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에 소속된 7개 카드사 지부는 지난 17일 금융위에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종우 카드사 노조 의장 등은 이날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등과 만나 카드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난 2007년 이후 10여 차례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여기에 카드노조는 가맹점 수수료 제도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이미 카드사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인하돼 신용판매 부문 적자가 커지고 있고, 카드 수수료가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의 도구로 악용돼 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악화된 경기에 소상공인 80%, “현재 카드 수수료 부담스럽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체감경기 악화를 반영하듯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현재 카드 수수료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21∼27일 전국 소상공인 63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85.4%가 카드수수료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중 45%는 ‘매우 부담된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은 영세가맹점의 카드 우대 수수료율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연 매출액 3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은 각각 0.8%, 0.5%다. 설문 응답자들은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은 ‘0.5% 이하로 인하’(66.4%),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은 ‘0.1%로 인하’(36.5%)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금융당국도 수수료율 산정 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카드 수수료율을 정하는 제도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산정원칙에 따라 산출되는 카드결제 적정원가에 기반해 조정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법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현행 3년에서 5년 정도로 조정해달라는 카드업계의 요청에는 금융당국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비용에 기반한 수수료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산정 주기 변경은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적걱비용 재산정 주기가 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금융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조정이 가능하다.

당초 카드 수수료율 조정은 지난 2012년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매번 수수료율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져 논란이 이어져왔다. 이에 따라 이달 말께 나올 수수료 재산정 결과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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