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겨울 트렌드…차가운 아이스크림 인기

롯데제과 나뚜루가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 콘셉트 스토어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를 오픈했다. (사진=롯데제과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완연한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게 된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월동준비를 마쳤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한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송년회, 크리스마스 등의 분위기로 연말이 설레는 사람들도 많다.

겨울이 되면 아무래도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된다. 찐빵, 군고구마, 따뜻한 음료 등 손에 들고만 있어도 따뜻해지는 먹거리를 즐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겨울 트렌드가 크게 달라졌다. 유통업계도 이러한 겨울 분위기에 맞춰 신개념 아이스크림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뜨거운 아이스크림 전쟁이 겨울에 시작된 것이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직접 디자인…무인매장, 배달도 가능

아이스크림이 대중화된 것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다. 냉장고나 기타 냉방수단이 없었던 시대에는 왕이나 귀족, 부유층이 먹는 최고급 간식이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냉장고가 상용화되고 어느덧 아이스크림은 남녀노소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심지어 최근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신개념 아이스크림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딜 가나 난방이 잘 갖춰져 있어 추운 겨울에도 빙수 매장 매출이 유지되고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도 신제품 출시를 통해 동절기에 큰 인기를 누리는 제품들이 많다”며 “특히 최근에는 젊은 세대 중심으로 겨울에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커피를 더 즐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나 아이스크림 배달 등의 판매 방식 다양화도 동절기 아이스크림 인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제과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의 경우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 콘셉트 스토어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를 오픈했다.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는 ‘나만의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콘셉트의 매장으로 서울 신촌에 막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고객 요청에 따라 전문 셰프가 현장에서 직접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고객은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전체적인 디자인, 아이싱, 색, 문구, 맛 등을 선택해 자신만의 특별한 케이크를 주문할 수 있다.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 매장 내에는 16종의 케이크가 다섯 가지 콘셉트별로 진열돼 있다.

특히 롯데제과는 매장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은 네이버쇼핑 내 나뚜루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가 다양한 옵션을 선택해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주문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나뚜루는 신개념 타르트 아이스크림도 선보였다. ‘글라세 타르트 케이크’는 타르트 쉘 안에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담은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형태다. 이 제품은 홈파티용 미니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표방하고 있다. 제품은 나뚜루 네이버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고 지난 7일부터는 마켓컬리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향후 점차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롯데제과는 초콜릿 비건 아이스크림 출시에 대한 소비자의 꾸준한 요청에 응답해 순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나뚜루 초콜릿 아몬드바’를 선보였다. 또 추억의 아이스크림 ‘조안나바’를 6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조안나바는 1991년 출시된 장수 제품으로 1990년대에는 5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다가 2015년에 단종된 바 있다.

동절기를 겨냥해 선보인 CU만의 컵, 파인트형 차별화 아이스크림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인기 제품 모티브로 재탄생…’할매입맛’ 등 이색 입맛도 공략

이제는 기존에 있었던 인기 먹거리에서 신개념 아이스크림이 탄생하기도 한다. 또 예전에는 젊은 층에서 잘 찾지 않았을 것 같은 ‘할매입맛’(노인 취향의 입맛) 아이스크림도 이색 제품 소비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트렌드에 어울리는 ‘펀(Fun) 제품’이 아이스크림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차별화 상품으로 ‘구름’ 시리즈를 론칭하고 우유맛, 초코시나몬맛, 쿠키앤크림맛 3종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들은 동일 용량의 유사 상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가성비 높은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구름 시리즈 3종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해당 카테고리 2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하겐다즈 시리즈보다 높은 순위다. 1위는 빙그레의 ‘투게더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이 차지했다.

‘호두율무 파인트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국내 전통차 브랜드 담터의 ‘호두아몬드율무차’를 모티브로 개발된 협업 상품으로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강조돼 할매입맛을 찾는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해당 상품 역시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무려 96.6%나 올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에서 구름 우유맛 아이스크림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 대부분이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 상품에 집중돼 상품 순위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자체 차별화 상품이 판매량 상위 5위에 올라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난달 CU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해 대비 26.6% 올랐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파리바게뜨와 협업해 ‘순수(秀)우유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우유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은 아이스크림이다. 고소하고 진한 우유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파리바게뜨 베스트셀러 제품인 ‘순수(秀)우유 케이크’의 특징을 재현했다.

또 순수(秀)우유 아이스크림을 활용해 만든 아이스크림 케이크 ‘아이스 순수(秀)우유 케이크’도 출시했다. 부드러운 화이트 시트와 순수(秀)우유 아이스크림을 쌓아 올리고 고소한 풍미의 우유 크림으로 케이크 전체를 감싼 아이스크림 케이크다. 동물성 유크림을 사용해 더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