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OTT 콘텐츠 제공…커넥티드카 서비스 경쟁력 강화 목적

(왼쪽부터)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무, 임상엽 CJ ENM 경영지원총괄이 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자동차와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실시간 차량 관리는 물론 엔터테인먼트와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는 ‘커넥티드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래차를 완성하는 이 커넥티드카 기술로 인해 이제 운전석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조작하는 놀이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요즘은 이 공간을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6일 CJ ENM·티빙과 ‘차량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서비스 제휴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에 이어 이제는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까지 OTT 전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차량용 OTT 콘텐츠 서비스의 탄생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OTT 콘텐츠 제공 위한 생태계 조성

일단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OTT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OTT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문화 콘텐츠 산업 선도기업들과 차량용 OTT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CJ ENM·티빙과의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영화, 라이브 채널 등 다양하고 풍부한 융복합 OTT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개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OTT 서비스 탑재 위한 플랫폼 구축 ▲OTT 콘텐츠 서비스 제공 ▲플랫폼 및 콘텐츠 운영관리 ▲홍보, 공동 마케팅 및 프로모션 ▲신규 콘텐츠 서비스 제공 협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만의 차별화된 OTT 콘텐츠 제공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트카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티빙 OTT 콘텐츠를 탑재하기 위한 개발에 협력하고 플랫폼 서비스 운영과 유지보수를 지원한다. CJ ENM은 OTT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는 한편 신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고 티빙은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에서 티빙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자동차 환경에 맞는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한다.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무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가 고객에게 다양한 OTT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층 더 풍부하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CJ ENM·티빙과 지속적인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객 지향적인 미래 콘텐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시대 맞아 차량용 OTT 시장 지속 확대

이번에 현대차그룹의 OTT 서비스 탑재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되면 현대차그룹 차량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별도의 외부 기기 연결 없이 간편하게 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운행 중에 운전자와 별개로 탑승객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고 운전자도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 동안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이 단순히 운송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미디어 플랫폼이 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제공을 위해 현대차그룹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기업이 OTT 기업 등과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에서 레벨 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보도 발표회에서 레벨 4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과 국내 운영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는 이날 발표를 통해 “현대차는 ‘보편적 안전’과 ‘선택적 편의’라는 개발철학을 바탕으로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고객의 새로운 이동 경험 확장을 위해 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에서 레벨 4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엠비전 X의 경우 목적 기반형 4인용 모빌리티로 실내 공간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바탕으로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자동차 유리창이 특별한 테마를 연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하고 차량의 360도 투명 유리창 전체를 스포츠 경기나 영화 관람용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엠비전 X 내부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는 개인별 맞춤 제어도 가능하다. 차량 유리창에 TV 화면 여러 개가 장착돼 있어 별도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탑승자 별로 디스플레이를 투명 유리창으로 활용해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고 스크린으로 전환해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실내 좌석도 승객 사용 목적에 따라 변경 가능토록 양방향으로 앉을 수 있는 구조다.

글로벌 디지털 콕핏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는 디지털 콕핏 시장이 2018년 147억달러에서 내년 515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8.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2019년 9조8000억원에서 2023년 1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 상태를 단순히 전달하던 계기반이 내비게이션은 물론 종합정보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있다”며 “집 공간이 보다 개인화되는 경향과는 다소 다른 변화가 감지되는데, 디지털 콕핏을 통해 운전자뿐만 아니라 모든 탑승자가 차 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는 다인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