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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손잡은 소상공인 서비스 ‘제로페이’

신한, 카카오 등 컨소시엄으로 넘어가 편의성 높아졌지만…
  • 제로페이. (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제로페이로 거래해온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 사업권이 내년부터 카카오페이와 신한은행 등 대기업 사업자에게 넘겨진다. 카카오톡으로 상품권을 구매하고 신한은행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는 등 변화가 기대되면서도 대기업이 이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소상공인을 위하는 본래 정체성은 다소 희석되리란 시선도 있다.

대기업 수탁하면서 이용편의성은 크게 향상

지난 13일 서울시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카카오페이, 티머니 등 결제 전문기업 4곳으로 구성된 ‘신한컨소시엄’에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 업무를 맡기는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협약’을 체결했다. 판매대행사의 지위를 획득한 이들 기업들은 비영리 법인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에서 맡아왔던 상품권 발행 사업을 넘겨받아 향후 2년간 맡게 된다.

지난 2020년 출시한 서울사랑상품권은 7~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연말정산에서 30%의 소득공제가 적용되는 등 이용자 혜택으로 인기를 끈 상품이다. 상품권을 취급하는 가맹점은 40만 개, 이용자는 183만 명 수준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이용편의성 제고다. 서울사랑상품권은 비플제로페이 등 전용앱으로 구매하고 제로페이 QR코드로 결제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신한pLAY, 신한쏠(Sol) 티머니페이, 카카오페이 등 앱에서 구매 혹은 결제가 가능해진다. 상품권 구매 시 현금 외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며 가맹점 수는 현행 제로페이 가맹점 26만 곳에서 카드 가맹점 53만 곳으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11번가에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 가능한 소상공인 전용 쇼핑몰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11번가와 민관제휴를 체결하고 20일부터 쇼핑몰 내 소상공인전용관 'e서울사랑샵#'운영을 시작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e서울사랑샵#'에는 6만6000여개 기업 176만개 제품이 판매될 예정이며 판매수수료를 기존대비 30% 이상 낮추는 등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는 혜택이 적용된다.서울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소비트랜드 변화로 비대면·온라인쇼핑이 늘어나면서 판로개척과 디지털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작 온라인 진출을 원해도 각종 수수료 부담 등으로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e서울사랑샵#'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인상’ 우려는 서울시의 동결 조치로 일단락

판매대행사가 대기업으로 바뀐다는 소식에 당초 제기됐던 ‘수수료 인상’ 우려는 서울시가 기존 결제 수수료율을 유지한다고 못 박으면서 일단락 됐다.

제로페이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거래를 통해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0% 수준의 낮은 결제 수수료율을 설정한 게 특징이다. 상품권 역시 판매대행사가 바뀌더라도 결제수수료는 0~1.2%의 현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한편 서울시 예산으로 판매대행사에게 제공했던 상품권 발행수수료의 요율은 ‘시민 구매형’의 경우 1.1%에서 0.7%이하로 줄였으며 바우처 지급형은 아예 면제시켜 기존 0.66%였던 부담을 없앴다.

발행 수수료는 판매대행사가 운영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급하는 지원금 성격의 재원이다. 낮은 결제 수수료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판매대행사는 시 예산으로 수익을 벌충해왔다. 그러나 소상공인에 유리한 결제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수익성 낮은 사업에 시민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서울시는 판매대행사를 교체하면서 발행 수수료율 인하하면 서울사랑상품권에 들이는 예산을 연간 80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 가맹점들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마련된 서울사랑상품권의 운영 및 수입이 대기업으로 넘어가면서 본래 가졌던 상징성이 다소 퇴색되는 한계는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 정보, 카카오페이로 넘어가지는 않아

특히 컨소시엄에 포함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 그룹이 문어발 사업 확장 및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았던 배경도 있어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 지정을 위해 제출한 자료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보고한 정황을 포착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제로페이를 운영해온 한결원은 상품권 판매사업자 지위를 상실하면서 사업의 폭이 좁혀졌다. 한결원은 제로페이 사업을 민간으로 이양할 목적으로 지난 2019년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출범 당시 30만 곳이었던 제로페이 가맹점수를 올해 3월까지 100만 개로 늘리겠다고 밝혔었다.

그해 11월 출범 행사에서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은 “제로페이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페이 앱이 아닌 페이서비스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라고 포부를 밝혔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결과적으로 기업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모양새가 됐다.

일각에서는 서울사랑상품권 판매 대행이 신한 컨소시엄으로 바뀌면서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의 축적된 가맹점 정보를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카카오페이는 신한카드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결제정보를 이용해 소비자가 다른 앱에서 구매한 상품권을 결제할 뿐 가맹정보를 가져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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