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세워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전환기 맞아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를 비롯해 기아 EV6, 현대차 싼타크루즈가 북미와 유럽에서 올해의 자동차 최종 후보에 선정되며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올해 연초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 세계적인 호평이 연말 시상식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소비자는 물론 자동차 매체와 전문 평가기관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차가 공개될 때마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고 실제 판매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동화 시대를 맞아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글로벌 완성차기업들 사이에서 ‘추격자’ 위치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 전환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어느덧 ‘선도자’ 위치에 올라섰고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시장 선점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영국 내 성과 힘입어 미국까지 인기몰이 지속

무엇보다 올해는 영국에서의 성과가 돋보인다. 영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기아는 4만5227대가 판매되며 영국 브랜드 판매 순위 8위에, 현대차는 3만1342대가 판매되며 13위에 올랐다. 지난 10월까지 기준으로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9.3% 증가하며 5만8378대를, 기아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8.9% 증가하며 8만1532대를 기록했다.

판매량 외에 영국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 ‘카바이어’가 진행하는 ‘2022 베스트카 어워드’에서의 수상도 주목할 만하다. 운영비용, 실용성, 기술, 성능 및 안전 등을 평가하는 이 어워드에서 현대차그룹의 주요 모델들은 20개의 상 중 무려 7개를 휩쓸었다.

그 중 현대차 투싼은 카바이어가 선정한 ‘2022 올해의 자동차’, ‘최고의 가족용 차’, ‘최고의 하이브리드 차’에 이름을 올리며 3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현대차 아이오닉 5를 V2L(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같은 전용 전기차 신기술, 초고속 충전, 주행거리가 인상적이었다는 이유로 ‘최고의 업무용 차’에 선정하기도 했다.

영국 ‘2021 탑기어 어워드’에서는 현대차를 ‘올해의 자동차 회사’로, 현대차 i20 N을 ‘올해의 차’와 ‘올해의 고성능차’로 선정했다. 특히 기아 EV6는 완전 전동화, 뛰어난 디자인, 동급 최고의 충전 속도, 다양한 편의장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올해의 크로스오버’에 선정됐다.

아울러 올해 연초 현대차 아반떼가 ‘2021 북미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된 이후 미국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수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 조사업체 ‘J.D.파워’의 ‘2022 ALG 잔존 가치 어워드’에서 현대차 코나가 ‘초소형 유틸리티’ 부문, 기아 텔루라이드가 ‘중형 3열 좌석’ 부문에 각각 선정됐다. 또 기아 K5가 ‘중형’ 부문, 현대차 액센트가 ‘초소형’ 부문, 현대차 코나 EV가 ‘대중 전기차’ 부문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자동차업계에서 친환경 성능이 가장 뛰어난 자동차를 평가하는 미국 ‘그린카 저널’의 ‘2022 그린카 어워드’에서 ‘올해의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선정됐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렉서스 NX, 폭스바겐 ID.4, 현대차 투싼 등을 제치고 가장 친환경적인 SUV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린카 어워드는 미국에서 한 해 동안 판매된 친환경 자동차를 대상으로 평가를 한다”며 “탄소 배출량 저감, 효율성 증대 및 경량화, 파워트레인의 전동화, 지속가능 전략, 첨단 기술 사용과 같은 여러 요인을 고려해 8개 항목에서 가장 뛰어난 친환경 자동차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유럽 올해의 자동차’ 첫 수상할까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약 31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보다 6.5%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기아도 같은 달 기준으로 약 256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260만여대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판매량 외에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모델들은 올해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다양한 상을 받아 왔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상품성과 완성도, 그리고 뛰어난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상 소식은 연말 들어 더 잦아지고 있고 지난 10~11월 두 달 사이에만 전 세계에서 25개 이상의 상을 받으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수상 소식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세계 시상식에 현대차와 기아의 여러 차종이 최종 후보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1964년 시작돼 5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유럽 올해의 자동차’에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나란히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당사의 자동차들이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적은 없지만 올해 아이오닉 5와 EV6가 전 세계에서 받은 수많은 호평과 상을 고려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두 최신 전기차를 포함해 총 7대의 최종 후보들을 평가하는 유럽 올해의 차는 내년 2월 28일 발표된다.

이 밖에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싼타크루즈가 1989년 시작돼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북미 올해의 자동차, 트럭, 유틸리티 자동차 어워드’의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 자동차’와 ‘북미 올해의 트럭’ 최종 후보에 각각 선정됐다. 특히 올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상을 휩쓴 아이오닉 5는 북미 최고의 유틸리티 자동차에 오르기 위해 포드 브롱코, 제네시스 GV70 등과 경쟁 중이다. 북미 올해의 차 결과 발표는 내년 1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