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흥·성남·안양 등 경기 주요 지역도 하락 전환

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3%로, 최근 4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됐다. 경기도 하남과 의정부시 등이 이번주 하락 대열에 새로 들어왔고, 서울 성동·광진·성북·동대문구 등 4곳은 상승세를 멈췄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집값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이어질까. 지난해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던 집값 상승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하락세를 비롯해 경기 화성·시흥·성남 수정구·안양 동안구 등 경기 주요 지역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수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된 데 이어 금융당국의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수세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은 8주 연속 매도세가 강세를 띠고 있는 가운데 매수 심리는 더욱더 얼어붙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역대급 ‘거래절벽’을 기록해 집값 하락의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9년만에 최저치

지난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연간 거래 신고건수 총 4만 1713건(1일 기준)이다. 이는 집값이 급락했던 2012년(4만 1079건) 이후 9년 만의 최저치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거래량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시기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2.8로 지난주 93.5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기준선인 100 이하일 경우 주택 매도자가 주택수요자 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지난 2019년 9월 이래 약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대선 변수 등을 앞두고 거래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외부 요인도 존재한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시장 거래 침체 속 하락 전환 늘어

이처럼 서울·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폭이지만 집값이 하락 전환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전주(0.04%)에 비해 하락하며 4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됐다. 강북구, 도봉구, 은평구는 아파트값이 일제히 0.01% 하락하며 전주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됐다. 금천구는 3주, 관악구는 4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고 전주까지 상승세였던 성동·광진·동대문·성북구 등 4곳도 보합으로 돌아섰다.

경기 하남·의정부·광명 등 주요지역 눈에 띄는 하락세

경기도에선 하남시 아파트값이 큰 폭 하락했다. 하남시는 0.07% 하락해 2020년 5월11일(-0.02%) 이후 약 1년 8개월만에 하락 전환됐다. 지난해 중반기 12억원 대(84㎡ 기준)에 거래되던 하남시 소재 몇몇 아파트 매물은 10억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의정부시도 1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역시 지난해 아파트값 급등지인 시흥(-0.04%)과 광명(-0.03%)은 각각 2주 연속 매매가격이 하락했고, 화성시(-0.02%)는 4주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최근 입주 물량이 증가한 안양시 동안구도 2주 연속 약세(-0.02%)를 보였다.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은 전주(0.04%)보다 줄어든 0.02%로, 조만간 하락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세종·대전도 하락세 여전…지방 아파트 분양시장 미달 사례 속출

지방 아파트값도 약세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대전과 세종 지역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대전 아파트값은 전주 보합에서 이번주 -0.06%로 하락 전환됐다. 대전 아파트값 하락은 2019년 4월(-0.03%)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은 미달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이 발생한 곳은 117개 단지로 전체의 16.5%에 달했다. 미달 단지는 모두 지방으로 지방의 미달률은 26.7%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는 “최근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도 내려가는 곳이 생기면서 청약 심리가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인기 지역에는 청약이 몰리고 비인기지역은 외면받는 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앞으로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선 등의 변수에 따라 하락 폭에 대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