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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객원기자 칼럼] 하방 압력에 놓인 韓경제…돌파구 찾아야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긋지긋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3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는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지난해에는 백신효과도 있어 그럭저럭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4.0%에 이르렀고, 수출도 전년 대비 25.8% 증가한 6445억4000만달러로, 기존 최고치(2018년 6049억달러)를 경신했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까. 하지만 몇 가지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장담하기 어렵다.

우선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나라, 미국과 중국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금리에, 중국은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5.6% 성장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정기관마다 차이가 크지만 골드만삭스의 최근 추정치는 3.5%에 그친다.

이 수치조차 매우 불확실한데, 그 이유는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에 있다. 현재 오미크론이라는 변종이 창궐하고 있는데, 확진자 수가 늘면서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령 이것을 잡는다 하더라도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경제는 크게 요동칠 것이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감염병 외에도 인플레이션이라는 경제 병이 미국 정부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6.8%에 이르러 미국 조야에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경제회복이 아직 미진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통화긴축을 서두르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고 금리인상도 올해 최소한 3차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은 그보다 빠른 통화긴축에 배팅하고 있다. 통화긴축에 따라 물가는 잡히겠지만 대신 경제 성장속도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미국의 사정이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 달러가 빠져나간다는 것이 문제다. 다수의 신흥국이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외환이 충분하지만 어느 정도 시달릴 각오를 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는 최근 경제 성장 둔화가 완연하다. 중국은 2020년 주요국 중 유일하게 2.3%의 플러스 성장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8.0%로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두 해의 평균성장률은 5.2%로 코로나19 직전 년도인 2019년 6.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올해 성장률을 5.3%로 예상하고 있다. 기조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부진을 설명하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우선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 그룹의 부도위기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업체의 과속에 따른 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중국정부의 의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러니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는 것은 어느 정도 구조적이며, 부동산 비중이 큰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에 대한 규제, 사교육 시장에 대한 통제도 시장 활동을 얼어붙게 할 수 있다. 이것은 공동부유라는 기치 하에 벌어지는 일련의 정책인데,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히 좋지 않다.

여기에 더해 중국 탄소중립 정책은 예기치 않게 전력난을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하고 환경문제도 해결한다는 취지에서 석탄 사용을 억제했는데, 이것이 석탄 공급부족을 일으키고 연쇄적으로 전력난으로 이어졌다. 또한 지나치게 엄격한 감염병 대응이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측면도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3.1%로 전망했지만, 그 이하를 예측하는 기관이나 전문가도 많다. 바로 금리와 수출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외환이 충분하다고 해도 일단 유출 속도가 빨라지면 걷잡을 수 없다. 외환위기 상처가 그만큼 컸고 지금도 반복될 수 있는 현상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경제활동에 타격을 입는다. 기업도 문제지만 특히 부동산이 걱정거리다. 부동산은 이미 상승동력이 꺾이고 하향추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문제는 하락폭이다. 급락이 나타난다면 심리적 패닉을 일으켜 기하급수적으로 빠질 수 있다. 이는 1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부실화하고 은행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어떻게든 경착륙을 막아보려고 대출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격에 대한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을 위시한 건설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는 대단하므로 이것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수출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수출전망 조사’에 따르면 수출감소를 예상한 기업이 41.3%에 달한다.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중국경제의 성장둔화가 그 주요한 원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불행한 여건은 정책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내수는 부진하고 자영업자 등 곤란에 빠진 계층도 적지 않으므로 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면서도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엑셀을 밟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를 누르는 형국인데, 마치 빙판길을 운전하는 기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렵다.

시야를 넓혀서 장기적으로 보자면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선도적인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것이 답일 것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 5.93%에서 지난해 2.35%로 내려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2060년 우리나라 1인당 잠재 성장률은 연간 0.8%에 불과하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가 늙고 감소한다면 당연히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추세를 거스를 수 있는 대안은 기술혁신과 노동생산성 향상밖에 없다.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방향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낡고 불필요하며 불합리한 규제가 그것이다. 현 정부 들어 분배에 방점을 찍는 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지만 성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성장을 위해 정부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규제 개혁이다. 그것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다.

정인호 객원기자 yourinho@naver.com

● 정인호 객원기자 프로필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 경제학 박사 ▲KT경제경영연구소 IT정책연구담당(상무보) ▲KT그룹컨설팅지원실 이사 ▲건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등을 지낸 경제 및 IT정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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