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ESG 컨트로버시 보고서에서 심각성 ‘상’ 부여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화정아이파크에서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해 공사 작업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및 리서치 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1일 발생한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해 ESG 컨트로버시(Controversy) 보고서를 발간하고 문제의 원인과 심각성을 분석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에서 “붕괴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밝혀진 부실시공 정황, 불법 재하도급 의혹 등을 종합할 때 이번 붕괴사고가 건설업계의 재하도급 관행 등에 따른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중대하다”며 “향후 현대산업개발이 근로자의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를 통제하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스틴베스트는 특히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17명의 사상자를 내어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음에도 다시 7개월 만에 건설 현장에서 건물붕괴로 생명을 잃은 근로자와 실종자, 입주예정자, 소수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커다란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높게 평가했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이 사건으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됨은 물론 당국의 중징계 리스크에도 노출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는 현재 발생한 재무적 손실에 더해 현대산업개발의 장기적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ESG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건설 섹터 ESG 이슈로 온실가스 감축 등의 환경 이슈는 물론 산업재해와 같은 사회 이슈를 매우 민감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사건은 ESG 관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보다 근본적으로 건설업은 무엇인지,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SG 컨트로버시는 ESG 이슈와 관련된 논란이 되는 사안으로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말한다. ESG 컨트로버시가 자주 발생하는 기업일수록 ESG 리스크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이런 기업은 사업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의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 ESG 평가시 점수를 차감하게 된다. 현대산업개발의 ESG 평가등급은 현재 ‘C’이며 이 사건이 컨트로버시로 분류됨에 따라 지난해 광주 학동 사건에 이어 추가로 ESG 평가 점수가 차감된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