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정보통신기술(ICT)·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도시 모델이다(정부 4차산업혁명위원회).

스마트시티의 사업 목표는 생활 편의성, 안전성 향상, 환경 문제 개선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위기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 문제 해결이 환경 관련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시티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시티도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력이 상승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세계 시장 규모는 향후 10~20년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 개도국까지 스마트시티가 확산하면서 세계 시장 규모는 연 13.8%씩 성장해 2026년 8737억 달러가 전망된다(마켓 앤드 마켓 ‘2021’보고서).

스마트시티는 도시 문제 해결과 도시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뉴욕은 스마트 노숙자 관리, 무료 와이파이, 런던은 개방형 데이터 공유포털, 스마트 헬스케어, 친환경 공원 등에 적용한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신원확인, 스마트 주차·쓰레기통, 취리히는 스마트 교통,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채택한다. 서울은 공공 데이터 개발, 사물인터넷 구축, 디지털 트윈(정책 시뮬레이션)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도시의 스마트시티는 정부 주도하에 민간 참여와 리빙랩을 통한 실질적인 서비스의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다. 서비스의 유용성과 체감도 향상을 위해 시민, 대학, 기업 등 민간 참여를 확대 중이다. 뉴욕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운영하고, 런던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민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코펜하겐은 도로, 에너지, 가로등 등에 리빙랩을 구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에서 데이터를 개방·공급하는 플랫폼 사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서비스 다양성과 혁신성이 증가하고 있다. 런던은 개방형 데이터 공유 포털인 ‘런던 데이터 스토어’의 데이터셋을 확대 중이다. 싱가포르는 블록체인 기반의 교육 증명서 발급과 검증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서울은 민관 데이터 공동 활용을 위해 빅데이터 통합관리 체계인 ‘S-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센서, 블록체인, 디지털트윈, 가상현실 등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에서 초개인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개별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리 상품을 준비하는 예측 배송 서비스를 한다. 미국 교통 플랫폼인 리믹스는 시민들의 교통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 수요에 따라 초개인화 대중교통 노선변경과 신설로 대응하는 최적화 솔루션을 운영한다. 개별 맞춤의 헬스케어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인 룩시드랩스는 가상현실 디바이스로 이용자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수집, 치매 예방을 위한 초개인화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광둥성은 중국인의 인기 앱인 위챗을 활용해 디지털 공공 서비스와 은행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6G, 스마트 그리드, 리빙 랩 등 기술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상에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파일 등의 컴퓨터 자원을 받아 마치 한 대의 컴퓨터처럼 작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6G는 5G를 잇는 차세대 표준 무선통신 기술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디지털 기술이 융합돼 공급자와 수요자 간에 실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네트워크다. 리빙 랩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장을 실험실로 삼아 사용자들이 체험하고 느끼는 문제들을 사회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생태계다.

2021년 세계 스마트시티 평가(IMD자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10위권 도시는 싱가포르, 취리히, 오슬로, 타이베이, 로잔, 헬싱키, 코펜하겐, 제네바, 오클랜드, 빌바오 등의 순이다. 서울은 전년 대비 34단계 상승한 13위, 부산은 9단계 상승한 37위다.

우리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하던 ‘유비쿼터스 시티’(U-City) 사업을 2017년부터 스마트시티로 격상했다. 전국적으로 67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서울시 마곡지구 등 U-City가 스마트시티를 고도화하고 있다. 세종시와 부산시에서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에 스마트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추진할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기술 지원사업’ 대상지를 13곳 선정해 106억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시행 중인 사업지에 스마트서비스를 접목하는 사업이다.

안산시는 예술대학로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탑재된 스마트폴 가로등을 설치하여, 실시간 공연 장면과 음향을 송출하는 스마트버스킹 시스템을 구축한다. 의정부시는 경로당에 LED 조명으로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상시방역 시스템을 제공한다. 제천시는 골목길 급경사지에 음파탐지, 영상분석 등 노면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원격으로 전기 열선을 작동하는 스마트 제설시스템을 구축한다. 김해시는 문화복지공간인 빛어울림센터의 옥상정원에 ICT를 활용한 친환경 스마트팜을 조성해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은 ICT 기술이 취약하나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수집에 유리한 대도시들이 있어 세계적 성공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에 중요한 기술인 ICT 기술 평균수준은 미국(글로벌 종합1위)대비 87.4% 수준, 기술격차는 1.3년이 뒤져있다(정보통신평가원 2021). 이동통신은 97.8%, 사물인터넷 92.3%, 소프트웨어 89.2%, 빅데이터 87.6%, 클라우드 86.5%, 네트워크 86.4%, 블록체인 83.4% 등의 수준이다.

스마트시티에서 정보플랫폼과 리빙랩은 중요하다. 유럽은 스마트시티 정보시스템(SCIS) 플랫폼에 사업별로 적용 성과, 평가 지표, 표준모델, 산업생태계 등을 사업화 모델로 축적해 확대하고 있다. 우리의 플랫폼은 개별 스마트시티의 추진 경위와 결과를 평가해 인증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유럽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민간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한 리빙랩 스마트시티를 장려해 시제품 도시를 수출할 수 있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의 종합적인 융복합 리빙랩은 국가경쟁력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한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ULI 코리아 명예회장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부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