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미 적용…‘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 각광

GV60에 최초로 적용된 FOTA(Firmware Over The Air). (사진=현대오토에버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자동차는 한번 구입하면 거의 그 상태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신차 느낌을 위해 튜닝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무선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OTA(Over-the-Air)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OTA를 통해 운전자는 항상 최신 사양의 차를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IT업계에서는 당연한 이 기술이 자동차업계에서 새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자동차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일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가 다가오면서 미래차, 특히 자율주행차에 이 같은 OTA 기술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은 언제나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생태계 실현시키는 OTA 기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혁신성장 빅3 추진 회의에서 ‘미래차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고도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미래차 산업구조 전환으로 자동차산업이 ‘데이터·망·인공지능’(D·N·A) 기술과 융합해 산업 가치사슬 혁신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 전략에는 OTA와 같은 새로운 제조·서비스 기술 확대, 전기·수소차 및 자율주행차 보급 확대 등 자동차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정비 부문 등 소외되는 영역이 없도록 정의롭고 공정한 산업전환을 위한 지원 방안도 담겨있다.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OTA 기술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간단한 OTA 기술로 자동차 업데이트가 편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위해 정비소를 방문하거나 SD카드를 뽑아 직접 새 버전을 설치해야 했다면 요즘은 스마트폰처럼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내비게이션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외에도 점점 OTA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량용 OTA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로 우리를 이끌 자율주행 기술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에 따르면 스마트폰 OTA와 차량용 OTA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차량용 OTA가 수십개의 제어기를 업데이트한다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가속능력과 주행거리를 향상시키고 차량제어와 주행보조를 업그레이드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자율주행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현실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것이 바로 OTA 기술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을 시행하는 국가나 지역마다 다른 교통법규에 따른 안전운행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같은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는 차량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돌발적인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특히 주행 정보가 빅데이터로 수집 가능해지면서 개선점을 빠르게 찾아 안전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류로 인한 사고 방지와 철저한 기술검증, 그리고 해킹 등의 피해를 막는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신중하게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TA 업데이트 기능으로 진일보된 커넥티드 카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백그라운드 업데이트 및 예약 업데이트 기능을 제공해 비교적 편리한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OTA 기술은 운행 중인 상황에서도 용량이 큰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다운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방전, 통신망 장애 등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동안 자동차에서 OTA 업데이트를 쉽게 구현하지 못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럼에도 당사가 OTA 업데이트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었던 것은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대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17년 전인 2003년 국내 최초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모젠(Mozen)을 실시한 이후 2012년 블루링크/UVO를, 2017년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를 론칭하며 지난해 6월 18일 국내 누적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동차 원격 제어, 실시간 내차 위치공유, 서버 기반 음성인식, 스마트워치 연동, ‘홈 투 카’(Home-to-Car) 등 다양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공해왔다. 이제는 OTA 업데이트 기능으로 한층 더 진일보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OTA 업데이트는 제네시스 G90, 현대차 8세대 쏘나타와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 K9과 K7 프리미어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추후 등장할 신차를 대상으로 OTA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OTA 기술은 현대오토에버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오토에버가 3사 합병을 진행하면서 명실 공히 국내 최고의 자동차 OTA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는 OTA 관제 시스템을 개발해 차량 OTA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OTA 전 기능을 관리하는 ‘단말 OTA 관리제어 기술’을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 기능이 가장 최신의 상태로 유지될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DM 서버 개발과 소프트웨어 관리 및 다운로드 여부를 제어하는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자동차 OTA에 적용하기도 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OTA 기술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능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상품성 및 품질 개선 등 디테일의 완성을 위한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신기능을 제공하는 목적으로도 OTA 기술이 사용될 것이고 신기능 적용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