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대 금리 효과’ 청년희망적금, 모집 첫날 200만명 몰려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세대라고 불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이전과는 다른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소액이라도 꾸준히 알뜰하게 모아 ‘짠테크’(짜다+재테크)를 실천하겠다는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최근의 증시 하락세나 치솟는 부동산 금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지난해 중반부터는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점점 올라 6%대를 육박하는 등 고금리 여파로 ‘영끌’ 흐름은 주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적금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눈을 돌리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은행권이나 금융 플랫폼도 이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 중이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적금을 드는 고객들에게 이전보다 더 높은 이자율을 제시할 수 있는 점도 은행들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형평성 논란 빚은 청년희망적금 사태…3월 4일까지 적격 신청자 모두 가입 적금에 대한 청년층의 높은 관심도는 출시 첫날부터 폭주 사태를 빚은 ‘청년희망적금’ 신청에서 극명하게 확인됐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의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설계했다. 저축장려금을 추가 지원하고 비과세로 이자소득을 지원해 최대 연 10% 금리 효과를 내는 상품이다. 매월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2년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시중 11대 은행이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은 지난 21일 출시 첫날부터 신청자가 몰려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접속을 지연시킬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월 한도 50만원씩 2년간 부었을 경우 원금 1200만원에 이자가 108만원이나 붙어 10%의 고금리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정부가 당초 편성한 청년희망적금 사업예산은 456억원으로 가입자들이 모두 월 납입 한도액(50만원)으로 가입할 경우 38만명만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첫날부터 모바일뱅킹 시스템이 마비 사태를 빚는 등 200만명 넘게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폭주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상자를 38만명으로 한정한 예측이 빗나가면서 대상에 들어가지 못한 청년들이 ‘청년실망적금’이라고 한숨을 쉬는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예를 들어 지난해 소득이 3600만원 이하면 가입이 가능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청년희망적금 운영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다음 달 4일까지 요건을 충족한 청년 모두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풍차돌리기식 ‘26주 적금’, ‘000만원 만들기’ 상품 등 선보여 이 같은 적금 선호 추세에 맞춰 시중은행 및 금융플랫폼들도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소액이지만 짠테크를 실현할 수 있는 금융상품들이 나오고 있는 것.

카카오뱅크는 주력 상품인 ‘26주 적금’이 지난해 12월 누적 10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이른바 ‘풍차돌리기’ 방식으로 운영되는 적금이다. 예를 들어 1만원으로 시작해 26주(6개월) 동안 매주 1만원씩을 늘려 총 351만원을 저축하는 방식이다. 기본금리는 2%고 26주 동안 자동이체 성공 시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금리를 연 2.50%로 적용한다. 초반 납입 금액이 적어 이자는 높지 않지만 매주 금액을 높여가는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5일 매달 소액을 모아 12개월 후 100만원을 수령하는 ‘100만원 만들기’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년 간 100만원 만들기 플랜에 따라 납입액과 기간이 고정된 상품으로 매월 8만2000원씩 12개월 동안 납입하면 최대금리를 적용해 세후로 1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기본금리 연 2.6%(세전)에 OK저축은행 입출금통장에서 6회 이상 자동이체 시, 1%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대 연 3.6%의 금리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은 올해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매월 납입하는 적금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OK저축은행은 “목돈 마련을 위해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금리, 기간 등을 고려한 상품을 찾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했다”라며 “소액을 꾸준히 모아 목표 금액을 모으는 ‘저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000원 만들기 적금’ 시리즈를 연중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도 추천 목록에서 적금 목표를 고르거나 직접 정한 뒤 자동으로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챌린지 박스’를 운영 중이다.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선물’과 같은 개인별 적금 목표를 입력한 뒤 500만원 이하의 원하는 금액과 30~200일 사이 기한을 설정하면 된다. 연 1.5% 기본금리에 우대금리가 0.5%포인트 적용돼 목표일까지 목표액을 유지할 경우 2.0% 이자 혜택을 제공받는다. 챌린지 박스 내에서도 비상금 출금이나 모으기 금액 자동 변경, 끝전 채움 등의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MZ세대를 주 고객으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고 우대금리 조건이 간단한 ‘WON 적금’을 출시했다. 1년간 월 최대 5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고 우대 이율을 모두 제공받을 경우 연 2.6%의 금리가 적용된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