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균의 개그펀치] A양과 나체사진


항상 예기치 못했던 사건이 터지는 연예계라지만 톱스타 A양 납치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호텔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A양은 납치범에게 이끌려 6시간 동안이나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겨우 풀려 났다고 한다.

대개 연예인들은 혼자 다니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은 매니저는 기본이고 코디네이터에 운전기사까지 같이 다니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그 늦은 밤에 어째서 A양은 호텔에 혼자 간 것일까? 물론 여자 연예인이라고 호텔에 혼자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연예인에게도 사생활은 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납치 사건이 일어나고 보니까 그날의 A양 행적에 많은 의문점을 갖게 된다. 처음 이 사건이 알려졌을 때 일반인들은 도대체 톱스타 A양이 누구냐는 궁금증에 휩싸였다.

우리나라에 여자 톱스타가 어디 한두 명인가. 자타가 인정하는 톱스타도 있고 아직 톱스타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지가 톱스타인줄 착각하는 여자 연예인도 있다. 그런데 조금씩 흘러 나온 정보를 통해 확인된 톱스타 A양의 실체는 얼른 이름만 들어서는 쉽게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이다. 결론은 아직 그녀는 톱스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A양은 나름대로 정보를 입수하고 취재 활동을 벌인 기자들에게 계속 자신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오리발 내밀었다고 한다.어차피 시간이 가면 다 밝혀질 일을 그렇게까지 부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하나의 의혹은 A양을 납치했던 범인이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계속 A양에게 전화를 걸어 알몸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오천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멀쩡한 처녀를 납치했다가 풀어준 범인이 무슨 깡으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한 것일까? 범인은 경찰에 검거된 뒤에도 A양의 알몸사진을 갖고 있다며 큰 소리를 뻥뻥 쳤다고 한다.

하긴 6시간이나 A양을 납치해 끌고 다녔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당사자인 납치범과 A양을 빼고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경찰은 아주 특별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A양 납치범이 A양의 나체사진을 찍었다고 했지만 그가 성불능이기 때문에 성폭행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별일 없었다면야 다행이지만….

최초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서의 어느 형사는 A양이 6시간 동안이나 끌려 다니면서도 범인의 비위를 잘 맞춰서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호랑이 한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이제 A양이 이번 납치 사건의 경험을 살려 ‘납치되도 쉽게 풀려나는 법’ 이라는 책을 써서 출판하면 베스트셀러 저자로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비단 여자 연예인 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수많은 여자들이 밤늦게 혼자 다닐 때는 온갖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이곤 한다. 실제로 신문 사회면에 보면 못 된 놈들에게 납치되서 성폭행을 당하고 나체 사진을 찍혀 인터넷 공개 운운 하는 놈들에게 돈까지 뜯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여자들이 밤에 다닐 때는 괜히 뭔가에 쫓기듯이 종종 걸음을 치게 되고 위기상황이 닥치면 불기 위해서 호루라기를 핸드백에 넣고 다니기도 한다. 물론 돈 많은 부잣집에서는 딸의 안전을 위해서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를 붙여 주기도 하지만 그도 또한 남자인 지라 안심을 못한다고 한다.

연예인에게는 치명타라고 할 수 있는 나체사진 공개 협박 범죄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찍었던 알몸 사진이나 동영상이 나중에 부머랑이 되어 돌아와 자신의 연예계생활의 최대 위험요소가 될 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번 A양 사건을 접한 연예인 B군이 되게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큰일났네 나도 연예인 되기 전에 나체 사진 찍은게 있는데” “정말이야?” “네 옛날에 백일 사진 찍을 때 사진관에서 성기까지 노출하고 찍었어요.” B군의 얘기를 듣던 우리들 모두는 뒤집어졌다.

장덕균


입력시간 : 2003-09-30 14:39


장덕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