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고정관념을 버려라


'왼팔로 채를 끌어 당기세요', '팔로우는 길게 멀리하고 다운 스윙은 무릎으로 리드하세요.' 아마추어 골퍼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 같은 이론들이기도 하다. 이것은 각 골프장에서도 도우미 언니들이 고객들에게 해주는 원 포이트 레슨에서도 종종 거론되는 지적이기도 하다.

어쩐 일인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하는데 이런 상식은 골프계에서 변하지 않고 '불변의 법칙'처럼 여겨지는 것일까? 2003년 새 봄을 맞아 아직 검증되지 않을 골프 이론들은 머리 속에서 깨끗이 없애 버려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골프 스윙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주변에는 골프의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더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는데도 못하는 아마 골퍼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골퍼가 안 되려면, 골프를 계속 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우선 다운 스윙시 왼팔에 힘을 줘 골프 채를 아래로 끌어 당기는 아마 골퍼들이 많다. 하지만 한 손으로 골프 채를 끌어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식적으로 두 손으로 채를 잡았기 때문에 왼손으로만 끌어 당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리고 한팔에만 힘을 줘서는 임팩트시 파워를 실을 수 없다.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다운 스윙때 왼 팔로만 당긴다는 프로 골퍼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다운스윙은 양손으로 같이 끌어당기고 임팩트 시에는 오른손에 힘을 더 많이 준다.

보통 골퍼들은 오른손 잡이가 많아 '오른손에 힘이 느껴지면 훅이 난다'고 생각하는데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면 훅이 아니라 슬라이스가 난다.

'팔로우는 멀리 길게' 팔로우는 멀리 길게 갈 수밖에 없다. 다운 스윙시 헤드 스프디에 의해서 백스윙 궤보도바 3분의 1 정도 팔로우가 커지게 돼 있다. 그래서 팔로우를 더 보내려는 여성 골퍼들. 다 소용없는 일이다. 괜히 더 보내려다 중심잡기만 힘들어진다.

'팔로우를 목표 방향 쪽으로 보내라' 팔로우는 방향성과 상관없다. 방향성은 이미 다운 스윙 시에 결정난다. 굳이 팔로우 때 방향쪽으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방향쪽으로 팔로우를 보내다 보면 더 방향성만 흐트러진다.

'스탠스 폭은 넓게 해야 한다' 아마 골퍼들은 경사진 곳에선 반드시 스탠스가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심을 잡기 위한 방법인데, 옳지 못하다. 스윙 시에는 다리의 폭이 좁을때 중심잡기가 더 수월하다. 가장 예민한 퍼팅을 할 때 보면 알 수 있다. 타이거 우즈, 데이비드 듀발, 애니카 소렌스탐 같은 톱 프로들일수록 어깨보다 좁은 스탠스 폭을 유지한다. 작은 샷(어프로치, 퍼티)이나 큰 샷이나 중심을 잡아야 할 때는 폭이 좁아야 하고, 오르막이나 내리막 경사지에도 스탠스가 좁아야 안정적인 샷을 구사할 수 있다.

'다운 스윙시 무릅으로 리드하라' 다운 스윙시에는 자동적으로 무릅이 작용한다. '작용한다'라는 말은 꼬아 주었던 몸통이 회전이 풀리면서 무릎에 체중이 실리는 과정에서 쓰이는 말이다. 체중이 왼쪽으로 실리는 과정에서 시각적으로 무릎이 쓰이는 것 같지만 사실 무릎은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 무릎의 역할은 체중이 실릴 때 '지렛대'처럼 단단히 받쳐 주는 일을 한다. 만약 무릎을 쓴다면 오르막이나 내리막 같은 경사지에서 공을 안정적으로 칠 수 가 없다.

'훅이 날 때 왼팔로 당긴다' 훅이 나는 이유는 수십가지가 된다. 가장 쉽게 훅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몸통의 꼬임(회전)을 충분히 감아주면 훅을 예방할 수 있다. 보통 훅은 손의 움직임으로 나는 경우도 많지만, 회전의 양이 적을때 훅이 난다.

위의 지적들은 기존 상식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잘못된 상식은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오고, 골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올 골프 시즌에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리자. 한가지만을 고집하는 것이 골프의 미덕일 수도 있지만, 아니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만 '좋은 내 것'을 찾을 수 있다.

박나미


입력시간 : 2003-09-30 14:50


박나미 nami86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