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홀로서기 골퍼가 되자


“태권도 5년, 테니스 3년, 수영 10년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습니다.” 그간 안 해본 운동이 없다는 K씨. 그런 스포츠 마니아인 K씨가 “골프는 정말 혼자하면 안되네요. 도무지 뭐가 뭔지 몰라 힘도 들고…”라며 하소연 했다.

어느 운동이나 기초 지식 습득은 중요하다. 특히 골프에 진정한 재미를 붙여 핀을 향해 시원스레 날아가는 내 공을 보는 희열을 느끼기 위해선 어느 정도 스윙의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한번 골프의 맛을 느끼면 자꾸 느끼고 싶고, 한번 잘 치면 자꾸 잘 치고 싶은 것은 모든 골퍼의 바람이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된다면 골프에 울고, 골프에 웃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 만큼 골프는 혼자서는 하기 힘든 운동이다. 즉 골프는 내 스윙을 대신 볼 수 있는 또 다른 ‘눈’이 필요한 스포츠다.

골프에서 ‘보는 눈’이 없으면 어느 수준의 한계를 넘어서기가 매우 힘들다. 아니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울 정도다. 이런 경험을 해 본 아마 골퍼들은 그 심정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레슨을 받는 것이다. 나의 또 다른 ‘눈’을 만들기 위해서.

사실 스윙 순간에 자신의 스윙을 직접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나의 또 다른 ‘눈’인 레슨 프로에게 자신을 맡겨야 한다. 그래야 일정 수준을 넘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오히려 레슨을 안 받는다는 사실을 주위에서 알게 되면 선배, 동료 등 주변의 사람들이 무수한 이론을 가지고 와 오히려 더 힘들게 것이다.

따라서 레슨 지도자에게 자신을 맡긴 채 묵묵히 연습을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력은 웬만해선 늘지 않는다. 레슨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못 보는 것을 대신 봐주고 교정해 주는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레슨을 받는다고 그것이 다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적지 않은 아마 골퍼들은 레슨을 통해 스윙 교정을 받으면 그것으로 만족해 한다. 그리고 “오늘은 한시간 레슨을 받았으니까 내일부터는 뭔가가 달라지겠지?”하고 클럽을 놓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전혀 안 한다. 이런 골퍼는 절대로 실력이 늘 수 없는 골퍼다.

실력을 향상 시키려면 레슨을 받는 즉시, 그것을 몸소 실천에 옮겨야 한다. 온 집중과 열정을 다 해 거울 앞에서 최소 30분 정도는 땀을 흘리며 연습해야 한다.

레슨을 받는다는 것은 프로가 앵무새처럼 “됐다, 안됐다” 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 옆에서 스윙에 대한 지적을 듣는 것은 레슨을 많이 받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것은 오히려 몸에 배는 것을 더디게 하는 비효율적인 레슨이다. 아마 골퍼들은 공 하나하나를 “잘했다. 못했다”며 직접 지적 받기를 원한다. 그런 레슨은 스스로를 ‘바보 골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매일 물어보는 아마 골퍼는 매일 물어본다. 안 물어 보면 불안해서 공을 못 친다. 스스로를 의존하는 골퍼로 만드는 것이다.

프로는 보물이 숨겨져 있는 길을 가르쳐 줄 뿐이지 보물을 잡는 건 골퍼의 몫이다. 아마 골퍼 중에는 레슨을 받고 나서 혼자서 연습할 때 “치는 스윙이 잘되는지 안 되는지를 몰라 연습을 못하겠다”는 아마 골퍼들도 있다. 그런 골퍼는 평생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있어도 늘 수가 없다.

골프가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긴 하지만 결국 잘하는 사람은 레슨을 받아 잘 하는 게 아니다. 연습 중에 ‘나만의 감’을 찾는 사람이 잘 치게 돼 있다. 프로들도 결국은 홀로서기를 하지 않는가. 아마골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레슨을 3달 이상 받고 있는 아마 골퍼들 중에 스윙의 감을 잡지 못한 골퍼가 있다면 다음 이야기를 명심해야 한다.

먼저 프로에게 문제가 있던지, 아니면 내 자신의 연습량이 부족한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 이 둘 중 어느 것도 아니라면 본인이 골프에 소질이 없는 것이다. 골프는 속이지 않는다. 골프를 정말 잘하고 싶다면 어느 누구에게 의지 하지 말고 홀로서기를 해보자. 골프는 결국 내 손으로 치는 것이다.

박나미


입력시간 : 2003-09-30 15:13


박나미 nami86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