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등 근육을 키워라


박세리가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에서 올 시즌 4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안정된 하체, 일정한 스윙 스피드, 백스윙에서부터 피니시에 이르기까지의 군더더기 없는 매끄러운 스윙.

박세리의 스윙을 보면서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지만 뭔가가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분명히 일정한 스피드로 하강하는 클럽이 예전보다 힘차게 볼을 가격 했다. 박세리의 스윙은 예전보다 별로 빨라지지 않았지만 비거리는 오히려 늘었다. 무슨 이유일까?

답은 바로 헤드 스피드다. 흔히 아마 골퍼들은 “헤드 스피드를 키워라. 헤드 스피드가 빠르면 비거리가 많이 늘어난다” 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면 비거리가 느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헤드 스피드를 늘리는 것만이 비거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스피드를 늘리는 연습을 하다간 방향성만 흐트러져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헤드 스피드를 내려면 먼저 어느 부위에 힘을 주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마 골퍼들의 상식으로는 헤드 스피드를 빨리 낼 때나, 혹 다운스윙이 빨리 스타트 할 때 유독 두 손으로 클럽을 위에서 아래로 잡아 당겨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은 헤드 스피드를 낼 때 두 손이 아닌 등의 근육을 회전하며 다운 스윙을 시작한다.

등 근육으로 다운 스윙을 시작하면 톱 스윙에서 갑자기 빠른 템포로 내려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내려오는 느낌도 회초리가 빨리 ‘휙’ 지나가는 것 같은 가벼운 소리가 아니라 클럽 헤드에 뭔가 묵직한 것을 달고 내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팔로 헤드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클럽을 당겨 내려오면 스윙 자체가 가벼워질 뿐 아니라 헤드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이 등 근육의 원리는 퍼팅에서도 마찬가지다. 퍼팅할 때 양 어깨와 팔로 볼을 치지만 실제 가장 많이 움직이는 근육은 양쪽 어깨쪽 근육이다.

어깨와 등 근육으로 퍼팅을 하면 두 손이 어깨에 매달린 것 같은 안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퍼팅도 팔이 주가 되서 궤도가 그려지면 공이 굴러가는 양이 확연히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스윙 힘 조절이나 손 떨림이 심해져 정확한 퍼팅을 할 수 없다.

골프 스윙이나 퍼팅, 어프로치 등을 정말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구분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스윙하는 뒷 모습’을 보면 된다. 뒷 모습은 그 사람의 스윙의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게 해준다.

그 모습이 백스윙 할 때는 양쪽 등 근육 중 왼쪽 모양이 앞으로 나가야 하고, 다운 스윙 때는 오른쪽 등 근육이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처럼 등 근육을 가장 많이 쓰는 선수가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세르지오 가르시아 등 톱 선수들이다. 이들의 등 근육은 보다 크고 깊게 움직인다. 하지만 톱 랭커가 아닌 선수나 90대 아래로 못 내려오는 아마 골퍼들은 이런 몸동작이 대부분 안 된다.

퍼팅 또한 앞에서 클럽만 왔다갔다하고 뒷모습의 등은 가만히 정체 되어 있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 중 하나가 하체 운동 다음으로 등 근육 운동이다.

등 근육 운동을 많이 하면 다운 스윙 때 그 근육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면 팔로 하는 스윙을 막고 좀 더 큰 근육 스윙의 형태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운스윙 궤도도 클럽을 잡은 손과 겨드랑이 사이의 폭이 넓게 내려오게 된다. 공을 맞히는 순간은 팔이 맞지만 그 팔을 조정하는 것은 어깨 뒤의 등 근육이기 때문이다.

아마 골퍼들은 스윙은 그런대로 문제없이 하는 것 같은데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들거나 공에 힘이 실려 맞지 않는다면 등 근육의 움직임이 얼마나 있나를 확인하기 바란다. 분명히 궤도의 문제보다는 등 근육의 모양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깨 등 다리근육 골반 등 큰 근육의 움직임으로 스윙 연습을 하면 쉽고 간결한 스윙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나미


입력시간 : 2003-09-30 15:19


박나미 nami86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