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미의 홀인원] 기본은 어렵지 않다


‘기초가 중요하다’, ‘기본을 잘 지키자’ 라는 말은 어떤 분야에서든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골프를 배울 때도 이 ‘기본’만 잘 지키면 크게 고생할 일은 없다.

하지만 이런 ‘기본’의 기준이 참 애매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골프에서는 무수한 이론과 함께 기본이 수시로 바뀌는가 하면 프로들의 레슨 가운데 도대체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게 틀린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 등과 같이 오랜만에 인도어에 나오면 그 날은 어김없이 혼돈 속에 빠지고 만다. 배우자, 친구, 레슨프로 등 사람마다 하는 말이 모두 다르다. 자기들만의 노하우로 터득한 것들이어서 귀 기울여 보면 싸한 근거가 있다.

하지만, 빨간색과 주황색이 엄연히 틀린 것처럼 ‘불변의 법칙’ 또한 절대적으로 존재한다. 이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첫번째 어드레스 시의 옆 모습이다. 어드레스 옆 모습은 머리부터 등, 엉덩이, 무릎, 발목의 각이 정확히 구분돼 있어야 한다.

보통 아마 골퍼들을 보면 프로와 많이 틀린 점 중 하나가 어드레스의 옆 모습이다. 앞에서 보는 모습은 거의 흡사하지만 옆 모습은 판이하게 다르다. 보통 아마 골퍼들의 어드레스 모양은 등이 둥그렇게 말려 마치 거북이 등을 연상케 한다. 어느 부위에 힘을 주고 어느 부위의 힘을 빼야 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허리가 동그랗게 휘어지는 것이다. 아마 골퍼들에게 허리를 펴라고 권유하면 백발백중 그 다음날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것은 허리를 펴려고 할 때 허리에 힘을 줘서 생기는 현상이다. 허리를 펴려면 굽은 허리를 억지로 펴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 골반을 위로 살짝 들면 된다. 그러면 어드레스 모양도 좋고 그 모양이 그대로 백 스윙까지 연결돼서 곧은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허리가 동그랗게 말리면 왠지 모르게 전체 스윙 모양이 동그래 진다. 그러면 스윙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힘이 없어 보인다. 지난번에도 강조했지만 등 근육을 이용해서 스윙을 해야 한다. 백 스윙을 할 때의 클럽을 드는 것은 손이지만 스윙의 주체는 등이어야 한다. 또 다운 스윙도 팔이 아닌 등근육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팔로 공을 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간에 불필요한 손의 동작을 막을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 어드레스와 백 스윙, 다운 스윙을 비슷하게 구사한다면 ‘바디 턴(Body Turn)’의 스윙을 구사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추어진 셈이다.

피니시 때의 모습은 아마 골퍼들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모든 스윙 동작의 끝이기 때문에 골프에 있어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모든 스윙 동작의 마무리이기 때문에 공의 구질을 크게 좌우하는 동작은 아니다. 하지만 피니시에도 꼭 지켜야 하는 기본은 있다.

바로 피니시 때 오른쪽 눈 안에 클럽헤드가 시야에 들어와야 한다. 어니 엘스, 박세리, 아니카 소렌스탐 등이 이런 피니시 자세를 취한다. 몸에 무리가 안가고 가장 편안한 자세다. 반면 아마 골퍼들은 대개 피니시 때 클럽 헤드가 오른쪽 골반 옆에 떨어져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손이 머리보다 높은 위치에서 클럽을 잡고 있다. 이런 모습은 불균형하게 보일 뿐 아니라 클럽이 오른쪽 눈보다 떨어져 일단 중심의 균형이 허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위에서 말한 어드레스 시의 옆 모양, 백 스윙과 다운 스윙 때의 등근육 이용, 피니시 때의 팔의 위치 등의 기본은 꼭 지켜야 한다. 볼이 안 맞아 고생하는 골퍼들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스윙을 교정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기본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쉽고 간단하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면 제대로 복원하는 데 오랫동안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박나미


입력시간 : 2003-09-30 15:22


박나미 nami86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