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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이야기] 왜 자꾸 굴러가지요?


지난 일요일 센추리21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함께 라운드를 한 동반자들 가운데 한 분은, 외교관으로 중국의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무렵에 골프를 시작했는데, 아주 단 시일 내에 소위 싱글골퍼가 돼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분은 라운딩을 마친 뒤 자신의 스코어에 대해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변호사님의 볼은 온그린이 되면, 뒤로 물러서거나 별로 굴러가지 않는데, 왜 제 볼은 그린에 떨어졌다 하면 굴러서 넘어가 버리지요? 어떻게 하면 그처럼 볼이 굴러가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그 날 나는 타이틀리스트의 프로V1이라는 볼을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에 그 분의 공은 BigYard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볼이 달라서 그런 것이지, 제가 골프를 더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마 제가 그 볼을 사용하였다면 저도 역시 온그린할 때 볼을 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골프 볼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골프가 시작되던 초창기에는 나무를 깎아 만들 볼을 사용하다가 18세기 초부터 페더리라는 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페더리 볼은, 말이나 황소의 젖은 가죽을 세 조각의 특이한 형태로 재단하여 조그만 구멍을 하나 남겨 놓고 이를 실로 봉합한 다음, 그 구멍으로 젖은 깃털을 가득 채운 뒤 봉합해 건조시킨 것이다. 그러면 젖은 가죽은 수축되는 반면에 젖은 깃털은 마르면서 팽창하여 단단한 볼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페더리 볼은 제작과정이 무척 힘들고 제작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데다가 숙련된 기술자라 하더라도 하루에 겨우 서너 개 밖에 만들지 못해 볼의 가격이 비싼 흠이 있었다. 그래도 페더리 볼은 발명된 후 200여 년 동안 골프볼의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던 중 1848년경 열대지방의 페르카 나무에서 추출되는 고무 같은 성질의 구타페르카가 발견되면서 골프볼은 드디어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최초의 구타페르카 볼은 손에 장갑을 끼고 만들거나 또는 평평한 두 개의 판 사이에 뜨거운 재료를 굴려 가면서 만들었는데, 표면이 매우 매끈하였다. 그런데 골퍼들은 실수로 잘못 쳐서 흠집이 생긴 볼이 새 볼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골퍼들은 새 볼에 일부러 차가운 끌이나 망치의 노루발끝으로 흠집을 냈다. 그것이 오늘날의 골프볼에 일반화 되어 있는 딤플의 시초가 되었던 것이다.

골프 볼은 또 그 구조상 두 가지의 종류로 구분된다. 투피스볼과 쓰리피스볼이다. 투피스볼이란 천연고무 또는 합성고무로 만들어진 한 개의 구심에 설린 커버를 씌운 것이다. 반면에 쓰리피스 볼이란 엷은 고무로 둘러싼 액체를 영하 70도에서 얼린 구심에 약 30미터 정도에 이르는 고무줄을 약 10배 정도로 당겨 구심을 감은 다음 곁에 발라타 커버를 씌운 것이다. 완성된 쓰리피스볼은 구심에 들어 있는 액체의 역동에 의해서 스핀량이 많고 따라서 콘트롤이 좋으나, 반발력이 약해 비거리가 짧다. 또 발라타 커버가 내구성이 적어 쉽게 흠이 가고, 제조과정이 복잡하며,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볼 값이 비싼, 단점이 있다. 물론 최근에는 스리피스볼과 투피스볼의 장점을 살린 복합적인 새 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골프볼은 또 임팩트시 일정한 크기로 볼이 변형되는 데에 얼마의 힘이 소요되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즉 볼이 경도가 가장 강한 것을 컴프레션 100, 그것보다 작은 것을 컴프레션 90 등으로 표시한다. 통상 컴프레션 100의 볼은, 볼에 씌여져 있는 글씨나 마크가 검정색으로 표기되어 있고, 컴프레션 90의 볼은 붉은색으로 되어 있다. 컴프레션 100의 볼은 헤드스피드가 매초 42~43m 이상 되는 골퍼들에게 적합하고, 컴프레션 90의 볼은 헤드스피드가 37~41m 되는 골퍼들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입력시간 : 2004-05-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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