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콘서트의 매력, 에피소드 쏟아져

[최성은의 S 다이어리] 짜릿 상큼한 라이브의 묘미
팬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콘서트의 매력, 에피소드 쏟아져

홍경민

사람들은 라이브를 좋아한다. 그리고 방송을 하는 사람들 역시 라이브를 즐긴다.

녹화 방송만 진행하다가 가끔 특집으로 생방송을 진행하게 될 때가 있다. 한치의 오차도 발생되어서는 안 되는 생방송을 할 때면, 온몸의 말초신경이 제각각 곤두서 있다.

“ 혹여 방송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출연자가 펑크를 내지는 않을까? 방송 시간 안에 정확히 맞출 수 있을까?“ 등등 정말이지 잠시 잠깐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힘들지만 짜릿하다. 바로 이런 게 생방송의 매력이자 라이브의 묘미가 아닐까 싶은데. 방송쟁이들이 느끼는 순간의 짜릿함과, 사람들이 즐기고 좋아하는 라이브의 짜릿함이 아마 동등한 텔레파시로 통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라이브의 매력이야말로, 꾸며지지 않아 생생하며 생동감 넘치는 진실이 묻어난 모습을 직접 전달 받고픈 심리를 동시에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감정은 무대 위에 서 있는 주인공들에게도 전해진다고 한다.

특히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가수’들의 경우 라이브가 상당히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들 역시 라이브무대 위에서의 짜릿함은 정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묘한 전율로 자리 잡는다고 한다. 때문에 가수들이 ‘콘서트’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어보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인데.

라이브 공연을 오랫동안 해온 가수들의 경우, 팬을 이끄는 여유와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의 위트가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콘서트 현장에서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발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올해로 방송 생활 8년 차인 가수 은 얼마전 군 생활을 마치고 다시 새롭게 컴백해 재기에 성공했다. 군 생활 750일 만에 다시 가수라는 본업으로 돌아온 그는 군 생활을 할 때에도 늘 라이브로 불러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의 힛트곡 ‘ 흔들린 우정’ 의 경우는 100회이상을 불러 일주일에 한 번씩은 노래를 해야 했고, 온갖 국군 행사의 단골 가수로 초청되는 등 왕성한 라이브 활동을 펼쳤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군대에서까지도 무대에 서야만 했던 에겐 지겨울 법도 한 라이브 무대가 그에게는 한 없이 즐거운 일이라고 자부하는데. 이 때문인지 제대 직후 첫 발을 내 디뎠던 곳 역시 그의 ‘콘서트’ 무대 였다.

‘(콘서트)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에 가수를 한다‘고 얘기하는 은 지금껏 총 60회 정도의 공연을 했고, 앞으로는 더욱 많이 라이브 무대를 가질 거라는 얘기를 하며 “내가 공연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팬들에게 좀 더 생생한 라이브 현장을 보여주고 싶은 것과 공연 현장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귀여운 모녀의 밉지않은 지혜
한 번은 공연 중에 댄서들과 함께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열광적으로 춤을 추고 있을 때였다. 댄스를 춰야 하는 상황에서 관객의 분위기를 한층 돋구기 위해 양손에는 양초 모양의 야광봉이 있었고. 댄스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그 야광봉을 객석 쪽으로 던져야 하는 계획 이였던 것. 신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니까 분위기도 고조됐고, 역시 분위기를 타다 보니 야광봉을 객석 쪽으로 아주 힘껏 내 던졌다.

덕분에 성황리에 공연을 끝낸 뒤, 공연후 대기실에서 잠깐 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 후 어떤 중년의 아주머니가 대기실로 찾아와 “ 자신의 딸이 아까 씨가 던진 야광봉에 맞았다며, 자신의 아이가 IQ160이 넘는 멘사 클럽 회원“ 이라며 사과를 받기 위해 찾아 왔다는 것.

본의는 아니였지만 야광봉에 맞았다는 학생에게 미안했던 은 매니저들과 함께 ‘치료비를 드려야 할 것 같다!” 며 사과를 하려고 했던 것. 헌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멘사 회원의 엄마는 다시 을 불렀다. 그리煮?“ 근데 야광봉에 맞아서 크게 다치고 그런 건 아닌데 애가 갑자기 날아오는 거에 맞아서 놀라고 그랬으니까 그냥 사진이나 한 장 찍어 주세요” 라며 과의 사진과 싸인을 요구했던 것. 나중에 알게됐지만 그 모녀 팬은 환불이나 치료비를 받아 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의 얼굴을 한 번 보고 기념하?위해 야광봉을 핑계삼아 과의 만남을 자처했던 것이었다.

유리상자

라이브 가수 중에 최고 으뜸으로 손꼽히는 가수가 또 있다. 오랫동안 라이브 가수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미 방송가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 가수임이 확실 그들은 바로 ‘유리 상자’다. 이들은 콘서트형 가수, 라이브형 가수라고 손꼽힐 정도로 그들의 실력 또한 유명한데, 지금까지 총 380여회의 공연을 했으며 앞으로 1,000회의 이상의 공연을 할 때까지 라이브 공연을 계속 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특히 소극장 위주의 공연을 많이 해서, 공연장을 찾는 팬들의 참여도 또한 상당히 높은데 간혹 협소한 공간에서 노래를 하다 보면 하품하는 사람부터 조는 사람, 딴짓 하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띤다고 한다. 또한 역시 작은 무대에서는 사소한 실수도 팬들에게 들켜 버리는 경우가 다소 있는데, 라이브 공연을 하다 보니 ‘가사를 까먹어서 애먹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많다고 한다.

가사가 안보여 어쩔 수 없이…
장기 공연 중에서도 매회 첫 회 공연을 할 때가 가장 많이 떨리는데…. 소극장 공연 첫 회를 할 때였다고 한다. 자신들의 노래는 상관없지만 팝송을 부르게 되는 날엔 팝송 가사의 ‘커닝 페이퍼’는 필수인 것. 이세준은 비교적 준비한 가사를 외우지만 다른 멤버 박승화는 팝송 가사를 잘 까먹어 현장에서도 실수를 할 때가 있는데, 그 날도 역시 팝송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나름대로의 고민 끝에 박승화가 찾은 방법은 모니터에 자신의 글씨체로 팝 가사를 써서 붙여 놓고는 슬쩍 슬쩍 보았는데, 곧 공연이 시작되면서 멋진 팝송을 부르기에 이르렀다. 한참 감정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이세준.

곧 박승화의 차례가 돌아왔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무대 위의 바닥은 순식간에 하얀 드라이아이스로 채워 졌고, 애써 써 놓은 가사는 드라이아이스 속에 꽁꽁 숨어 버리게 되었다. 자신의 차례는 다가 오는데 하나도 안 보이지,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결국 써 놓은 가사를 보기 위해 드라이 아이스를 “ 후~~ 후~~ ” 불어 봤던 것.

자신의 입김덕에 살짝 살짝 엿보이는 가사를 훑으며 방법을 찾긴 찾았는데. 문제는 노래 한 곡 부르는 내내 “ 후~~후~~후~” 불어가며 불러 이내 현기증 증세까지 왔던 것이었다. 다행히도 노래는 무사히 불렀지만 그 당시 눈앞이 깜깜했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며. 그래도 지금은 웃으면서 재밌게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의 경우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역시 1, 2부의 공연 순서가 있는데 1부는 주로 발라드에 조용한 분위기의 곡으로 2부는 다양한 댄스와 빠른 분위기의 노래를 하게 되는데, 1부 공연에 와서 자는 팬들이 꼭 있다는 것이다.

소극장이라 자는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눈앞에서 확인이 가능할 뿐 아니라 보통 남자들은 여자 친구 따라 억지로 오기 때문에 하품은 기본이고 눈을 감고 자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한다. 뭐, 억지로 따라 왔으니까 그럴 법도 하겠지? 라며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헌데 관객만 잠이 든 것이 아니였다. 의 서포트를 담당하던 세션 멤버가 조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 상황은 대략 이러했다. 정말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기 위한 감미로운 멘트를 하고있는 찰나, 갑자기 뒤쪽에서 “ 콰과광~~~” 하며 벼락치는 소리가 났고, 뒤를 돌아본 와 객석 팬들은 배꼽을 잡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

키보드를 치는 세션맨이 그만 잠에 취해 고개를 떨구다 키보드 위로 자신의 머리를 건반에 내려 박았던 것. 정말이지 세션의 행동에 너무나 황당했던 는 “ 객석에서 자는 것도 참겠지만, 세션도 조는 건 뭐냐?“ 며 상황을 수습했고, 콘서트 현장은 더욱 분위기가 좋아져 공연을 재미있게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 인기가 없었을 땐 히트곡이 없어 다른 사람들의 노래로 공연 레퍼토리를 채워야 했지만, 지금은 의 노래들을 사람들이 따라 불러 주고 좋아해 주니까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하여간에 예전보다는 여유로운 공연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지금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 그리고 곧 공연을 시작할 !

이들은 1997년 데뷔해 지방 라디오에서 쌓은 우정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97년 가수를 시작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역시 같은 말이다. “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에 가수를 한다”며 자신들의 노래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는 한 ‘라이브 공연’?계속 될 거라고.

립 싱크가 판치던 90년대와 라이브가 살아 숨쉬는 2000년대.

사람들은 단순히 보는 것만이 아닌 함께 느끼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라이브 무대를 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브를 고집하는 콘서트 현장에서 불황이란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최성은 방송 작가


입력시간 : 2005-03-16 19:21


최성은 방송 작가 kkamggi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