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의 생생 골프] 오르막 어프로치


드라이버 잘 날려 놓고 어프로치 샷을 뒤 땅 또는 토핑 냈을 때의 심정, 잘 아시죠?

모처럼 눈 앞에 그린을 두고 ‘꼭 버디 해야지’하고 다짐했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바보, 바보’하는 자책의 소리가 절로 나게 되죠.

특히 그린이 샷하는 장소보다 높은 경우, 그러니까 포대그린이라서 왼발이 오르막 경사에 놓일 때 이런 일이 많이 생깁니다.

대부분 산악 지형에 조성된 우리나라 골프장은 포대 그린이 아주 많고 그래서 이런 실수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아예 볼을 건드리지도 못할 만큼 심하게 뒤 땅을 내시죠. 그런 아마추어를 보면 저는 “그린 피가 원래 잔디 파는 값이에요”하면서 위로를 하지만 한편으로 참 안타깝습니다.

먼저 실수하는 이유를 짚어 보면 세 가지입니다.

그 첫 번째는 아이언 샷은 내리찍듯, 즉 다운블로우(Down blow)로 해야 한다는데 너무 집착해 뒤 땅을 내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그린이 높으니까 올려 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퍼블로우(Upper blow)로 스윙을 해 토핑을 내는 것이죠.

세 번째는 제일 중요한 이유인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에 어떻게 쳐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덤벼 드는 심리적 불안감이죠.

그러면 어프로치샷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경사면에 맞춰 스탠스를 잡고 스윙을 하는 것입니다. 셋업 때부터 어깨, 허리, 무릎 선이 모두 경사면과 평행하게 놓이도록 자세를 잡는 거죠.

셋업했을 때의 몸의 기울기와 지면의 경사가 틀리면 제 아무리 올바른 스윙을 해도 볼을 정확하게 맞출 확률은 떨어진답니다.

평지에서처럼 셋업하고 스윙을 할 경우 왼발 오르막 경사에는 심한 다운블로우, 왼발 내리막 경사에서는 심한 어퍼블로우의 스윙이 될 테니까 말이죠.

그럼 경사면에 맞춰 서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저는 어깨와 허리선을 경사면에 맞춘 다음 오픈 스탠스로 섭니다.

볼의 위치는 스탠스 중앙에서 오른발 쪽에 가깝게 두는 편이 임팩트를 정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체중은 자연스럽게 오른발에 많이 걸리게 됩니다. 클럽은 경사를 고려해 한 클럽 정도 긴 것을 선택하세요.

왼발이 오르막일 경우 평지에서와 같은 클럽으로 똑 같이 스윙을 한다고 해도 지형 자체의 영향 때문에 볼이 조금 더 떠오르기 때문이랍니다. 중요한 것은 어드레스 때 클럽 페이스는 오픈하지 말고 ‘생긴 대로’ 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립은 가볍게, 짧게 쥐는 편이 좋아요. 어차피 거리를 내려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지점에 볼을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니까 그립을 짧게 쥐어 클럽을 좀더 쉽게 컨트롤하기 위한 것이지요.

이런 경우의 어프로치샷은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피치앤런(Pitch&Run) 샷이라고 보셔야 됩니다.

다시 말해 볼이 떨어져 구른다는 뜻이죠. 이 샷을 잘 하는 비결은 가벼운 터치로 스윙을 하는 것입니다.

그립을 될 수 있으면 가볍게 잡고 볼을 떨굴 지점에 집중해 스윙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백 스윙과 폴로스루의 크기는 같아야 하구요. 경사면에 맞춰 서지 않으면 폴로스루를 백스윙만큼 할 수 없답니다. 반드시 경사면의 기울기만큼 몸도 기울여 선 뒤 임팩트 후 경사면을 따라 폴로스루를 길게 한다는 느낌을 가져 보세요.

참, 샷하기 전에 꼭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세요. 소리 내서 말해보셔도 돼요. 다 아시겠지만 자신감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정리=김진영 서울경제 골프전문 기자


입력시간 : 2005-09-07 14:10


정리=김진영 서울경제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