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은 세대를 넘어 폭넓게 다루어진 일상적 소재지만, 그것이 삼각관계와 맞물릴 때 극적 요소는 증폭된다. 영화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내면의 욕망을 그린 치정극이지만 그리 간단한 작품은 아니다. 친구 부부 사이에 다른 한 남자가 끼어들면서 세 남녀의 관계는 삐걱대기 시작한다.

영화는 신동일 감독의 말처럼 진정한 관계의 평등과 책임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사회적으로 다른 계급에 속한 두 친구는 군대에서의 인연을 사회에서도 연장시키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그의 아내’다. 두 사람에 의해 서서히 붕괴되는 관계는 결국 아내가 꾀한 복수극으로 파국에 이르고 만다.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탐구하는 치밀한 묘사는 파격적 영상으로 더욱 돋보인다. <사랑과 전쟁> 정도의 삼각 멜로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예상보다 강도 높은 정사 장면과 실제 출산 장면에 당황할 수도 있다. 장편데뷔작 <방문자>로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받았던 신동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으로, 촬영은 이미 2년 전에 마쳤지만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개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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