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하트' 끝나고 6개월간 '작전' 준비 출연량 적지만 캐릭터 맘에 들어 OK데뷔 20년 조촐하게 팬들과 만나야죠

어느덧 데뷔 20년째다. 인생의 3분의2를 배우로 살았다. 8세에 데뷔해 올해 나이 28세다. 가장 성공한 아역 출신 배우로 꼽힌다. 남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카메라 앞에 서는 법을 먼저 배운 김민정의 인생이다.

김민정은 지난해 초 MBC 의학드라마 <뉴하트>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간 공백기를 보낸 김민정은 영화 <작전>(감독 이호재ㆍ제작 비단길)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20주년 기념작'인 만큼 영화를 선보이는 김민정의 감회도 남다르다.

▲<뉴하트> 이후 인기 상한가였는데 1년간 공백기를 가진 이유가 있나.

=정확히 쉰 기간은 6개월 정도다. 나머지 6개월은 <작전>을 준비했다. 러브콜이 많았지만 차기작을 충분히 소화하기 위해 6개월은 쉬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웃으며)20년 연기 경험의 노하우랄까… <뉴하트>를 워낙 힘들게 찍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했다.

▲건강이 안 좋은 것 아닌지.(김민정은 실내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핫팩 2개를 쥐고 무릎담요를 덮고 있었다)

=<뉴하트> 촬영 이후 몸이 민감해졌다. 당시 세트장 온도가 영하 5도 이하였다. 그 곳에서 가운만 걸치고 촬영하다 보니 유난히 추위를 타게 됐다. <작전> 때도 겨울에 촬영하는 터라 걱정이 많았다.

▲<작전>은 주식에 관련된 영화다. 주식을 해본 적은 있는지.

=한 번도 없다. 난 그 쪽 머리는 발달하지 못했다. 남들이 주식으로 힘들어 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더욱 엄두가 안 나더라. 영화를 찍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공부한 정도다. 촬영 당시 외운 주식 용어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평소 재테크는 어떻게 하나. 통장은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있나.

=엄마가 도맡아 하신다. 혼자 은행에 가 본 적은 없다. 엄마와 함께 가서는 만들어봤다. 내 명의의 통장을 만들 때는 본인이 가야하지 않나. 데뷔 이후 지금껏 용돈을 받아 쓰고 있다.

▲일찍 데뷔해서 남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한 것을 많이 모를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모르는 것이 많다. 몰라서 힘든 것도 있다. 실생활에서 생소한 것과 부딪힐 때 자신이 없어진다. 그걸 극복하는 것이 내 과제다. 올 한해는 사회와 좀 더 동화되자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배우를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작전>서 홍일점이다. 그럼에도 출연 분량이 많지 않다. 아쉽지 않나.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더 적었다. 110신 중 35신 정도에만 나온다. 하지만 '얼마나' 나오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오냐가 중요했다.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다. 당초 내 출연 분량을 아는 이들은 완성본에서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힘든 결정이었을 것 같다. 여배우들은 보통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지 않나.

=모든 걸 다 생각하면 결국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다. 데뷔 20년이 지나서야 이런 이치를 실천할 수 있게 됐다. 출연 분량을 따지지 않고 '지금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결정을 하다니 스스로도 많이 컸구나 싶더라.

▲<뉴하트>에 이어 또 다시 냉철하고 명석한 인물이다. 캐릭터가 겹친다고 생각하진 않았나.

=왜 고민이 없었겠나. 요조숙녀에서 팜므파탈로 변신하기는 쉽다. 하지만 팜므파탈 속에서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신 수가 적었다. 적은 분량 안에서 새로운 것을 끄집어 내는 작업이었다. <작전>의 유서연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가진 여자다. 겉으로 '센 척'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지는 존재다. 강하지만 독하지는 않다고 할까.

▲20년간 활동하며 눈에 띄는 스캔들이 없었다. 안 들키는 방법이 뭔가.

=(빙긋이 웃으며)아무 것도 없으니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20년이나 지났는데 스캔들이 없다는 것은 스캔들 날만한 게 없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그래서 미니홈피 활동도 하지 않는다. 나만의 것을 갖는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데뷔 20년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나.

=주변에서 많이 물어본다. 생일쯤 팬들과 만나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다. 그냥 넘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거창하게 벌리고 싶지도 않다. 또 하나 있다면… 예능 MC를 맡아보고 싶다.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 사회를 맡았는데 재미있더라. SBS <김정은의 초콜릿> 같은 프로그램이라면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안진용기자 realyong@